[스포츠] ‘스크린 골퍼’ 김홍택…첫 PGA 투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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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택이 더 르네상스 클럽에서 굳은 살이 박힌 손을 보이고 있다. 성호준 기자

김홍택(32)이 8일(한국시간) 영국 에든버러 인근 노스 버윅의 르네상스 골프장에서 넉살 좋게 웃으며 “험한 길을 걸어왔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10일 개막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 참가한다.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가 공동 주관한다. 첫 PGA 투어 대회를 앞둔 그는 “유러피언투어는 두 번 나갔다. 한 번은 모리셔스에서 열린 작은 규모 대회였고, 한 번은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라 국내 대회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골프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에서 열리고 규모가 큰 대회라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PGA 투어 첫 출전은 모든 선수에게 큰 의미인데, 김홍택에게는 더욱 그렇다. 프로가 되기까지 실제 라운드 경험이 30번 정도였다. 아마도 스크린으로 골프를 배운 유일한 투어 프로이자 그렇게 해서 PGA 투어 대회까지 나간 유일한 선수일 것이다. 훈련량은 엄청나다. 그는 “밟으면 공이 나오는 연습장 수동기계 발판에 박스를 올려놓고 쳤다”고 했다. 계속 나오는 공을 기계처럼 쳤다. 그는 “아주 힘들었지만, 효과도 있었다. 긴장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치면 기계처럼 몸에 박힌 스윙이 알아서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이번 주 스코티 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한다.

김홍택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에서 드라이버도 정상급이고 지난 5년간 그린 적중률 1~2위를 다툴 만큼 아이언도 뛰어나다. 다만 한창 자랄 때 잔디밥을 먹지 못해(라운드 경험이 적어) 퍼트 등 쇼트게임은 좋지 않다. 스크린에서 자란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는 “좋은 환경에서 했다고 잘 됐으리란 보장은 없다. 스크린 대회인 G투어 상금으로 1부 투어 경비를 벌었다. G투어에서 경기 운용과 멘털 관리 등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를 설득해 방 하나를 퍼트 연습장으로 개조했다. 그러면서 퍼트가 좀 나아졌다. 그는 “60평 창고에 10m 거리의 퍼팅 그린을 만들고 있다. 비용이 들겠지만, 버디를 많이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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