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생명의전화' 걸려온 SOS 1만건…늦은 밤, 1020, 대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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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교량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 사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끝이 보이지 않는 달리기는 이제 멈추고 싶어요. 최선을 다하는데도 부모님은 1등만 바라시고, 더는 못 버틸 거 같아요."
최근 자살 위기에 놓인 10대 A양이 마포대교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로 상담한 내용 중 일부다. 이처럼 생명의전화에 걸려온 자살 위기 상담이 최근 14년 새 1만 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기를 든 이는 1020세대, 상담 주제는 대인관계와 진로·학업이 제일 많았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2011년 7월~올해 6월 생명의전화로 1만199건의 자살 위기 상담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119구조대와 연계해 급박한 상황에 놓인 자살 위기자를 구조한 사례도 2326건이다. 생명의전화는 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기로, 20개 교량(75대)에서 운영 중이다.
14년간 이뤄진 상담 중에선 대인관계·적응 관련 내용이 250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진로·학업(2243건), 인생 고민(1988건) 등이 뒤를 이었다. SOS 신호를 보낸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고민이 제일 컸다는 의미다.
생명의전화 이용자 연령은 20대가 3명 중 1명(32%)꼴로 가장 많았다. 10대가 26%로 그다음이었다. 둘을 합치면 절반 이상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57%를 차지해 여성보다 많았다.
극단적 고민을 하는 이들은 주로 오후 6시에서 오전 3시, 즉 저녁~새벽 시간대에 전화기로 향했다. 특히 '오후 9시~자정' 늦은 밤이 25.6%로 가장 많았다. 교량 중에선 마포대교에 전체 상담의 절반 넘는 57%가 집중됐다.
김정석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상임이사는 "생명의전화는 최전방에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라면서 "한강 교량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자살 위기 상황에서 상담할 수 있는 ‘마음의전화’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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