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Focus 인사이드] "국제질서 대전환, 한국도 강대국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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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학교(총장 임기훈)는 10일 서울 용산 로카우스에서 ‘국제질서 대전환과 한국 신정부의 국가안보정책 모색’을 주제로 2025 국내안보학술회의를 열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국방대 창설 70주년을 맞아 국방대 국가안보문제연구소가 기획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에서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복합적 과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미국 성조기(오른쪽)와 중국 오성홍기가 나란히 휘날리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견제로 일어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한국에게 도전을 안기고 있다. AFP=연합
임기훈 국방대 총장은 환영사에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안보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라며 “새로운 차원의 도전들이 끊임없이 부상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안보 패러다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첫 세션은 ‘한국의 국가 정체성과 국가전략의 모색’을 주제로 허남성 국방대 명예교수가 이끌었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중패권경쟁과 한국의 강대국 비전’을 통해 자유주의 국제질서 아래 한국이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비전과 과제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전근대 지정학 질서에선 불가능하지만, 자유주의 국제 질서에선 한국도 강대국이 될 수 있다”며 “강대국이어야만 피크 코리아(Peak Korea)를 극복하고 선진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초강대국 중국이 던지는 도전에 대응하려면 강대국이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하드웨어론 강대국 또는 강대국에 근접하지만, 국제질서 설계력·강대국 정체성 등 소프트웨어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을 동맹과 함께 글로벌 플랫폼 질서로 돌아오도록 인게이지(engage)해야만 한다”며 “한·미·일 협력체를 G3로 발전시키고, 영국과 프랑스도 끌어드려 C5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적대적 두 국가론과 한국의 대북정책 방향’에서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한국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내부를 단속하려는 의도”라면서 “앞으로 회색지대 상에서 적대 행위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러시아로부터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을 취할 수 있었다”며 “북한은 러시아를 디딤돌로 중동에 적극 관여하는 등 수정주의 국가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군사력과 다변화 외교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면서, 장기적으로 평화통일 여건을 조성해야만 한다”며 “현시점에서 북한과 직접 접촉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방국과 국제기구로 우회해 접점을 늘리는 방법도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국방대학교 창설 70주년 기념 2025 국내안보학술회의에서 임기훈 국방대 총장(육군 중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국방대
둘째 세션은 ‘국제질서 변화와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제로 김영호 국방대 부총장이 좌장을 맡았다.
이재승 고려대 교수는 “기존 규범 기반 질서와 동맹 체계는 흔들리고, 외교 전략의 구조적 제약이 심화했다”며 “한국은 ‘동맹-자율성’, ‘실용-가치’, ‘억지-관여’의 삼중 딜레마 속에서 복합적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외교 지렛대로 활용하는 ‘플러스 외교’ ▶전통 안보 중심의 ‘올인 외교’의 탈피와 보편적 담론에 기반한 의제를 설계하는 주도국 역할 확대 ▶북한 러시아와 중국과의 협력에서 서두르지 않는 ‘타이밍 전략’ ▶실용외교의 원칙화와 메시지 정교화 ▶지방교류·산업협력·인도주의 채널 등 신중하고 절제된 ‘스텔스 외교’ 등 외교 전략을 내놨다. 이 교수는 “현 국제 환경은 한국에게 도전이자 기회”라며 “‘전략의 과잉’과 ‘메시지의 과소’ 이중 함정을 경계하면서, 국익 차원에서 전략적 자율성과 지속가능한 외교 정체성을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진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의 한미동맹과 확장억제 과제’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국가안보 중심의 보호무역주의와 중상주의적 정책 기조를 지향하고, 국가이익을 판단 기준으로 삼으며, 글로벌 지구주의를 배제하고 강대국 간 배타적 세력권 경쟁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잠재적 경쟁국을 압도할 수준의 전력을 확보하는 전략적 우월성을 추구하는 기존 미국 안보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견제와 미 본토 방어를 목적으로 한미 미사일 방어 통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군 재래식 능력을 강화하면 미국의 핵전력과 전략적 연계를 가능하다. 이를 레버지리로 한반도 역외 동맹자산과 전략적 동조화를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보문제 연구의 요람’ 국방대 창설 70주년=국방대는 1955년 8월 15일 창설됐다. 당시 평시 군 간부뿐만 아니라 정부 고급관료가 함께 안보문제를 연구하고 네트워크를 공유할 필요성이 있다는 맥스웰 테일러 주한 미8군 사령관의 조언에 따라 이승만 전 대통령이 창설을 지시했다. 이후 70년 동안 주요한 국가 안보전략을 기획하고, 정부·군·민간의 인재를 양성해왔다.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을 제안하고, 1990년대 북방정책을 지원했다. 1972년 국내 최초의 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안보문제연구소를 설립하고, 이후 해외 안보연구기관과 수시로 국제학술대회를 열면서 국제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제 여론 형성에 기여했다. 캠퍼스는 경기도 고양시 대덕동에 있었으나, 2017년 충청남도 논산시 양촌면 거사리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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