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5대에 걸쳐 떡장사 하는 월례와 길례...소설로 담은 한반도 역사[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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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미추홀-제물포-인천 1·2 
복거일 지음
무블

소설 아닌 것 같았는데 읽다 보니 소설 같다. 소설이 뭐냐고, 정의(定義)를 묻는다면 답은 궁하다. 저자 복거일씨의 문학 스승 김현(1942~1990)이 했다는 말도 결국 비슷한 이야기였는지 모르겠다.

 "복 형, 소설은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소. 작가에겐 버릴 것이 없소."

 스승 말씀을 실천에 옮길 목적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충실히 따른 모양새다. 까마득한 황해의 탄생부터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까지, 한반도 역사 전체를 다뤘다. 모든 것을 담았으니 작가 입장에서는 버린 게 없는 셈일 텐데, 당연히 놀라운 건 그런 '집필의 경제'가 아니라 모든 것을 담기 위해 작가가 쏟았을 시간과 공력이다.

 1권이 역사와 설화의 세계인 데 비해 현대사를 다룬 2권이 더 소설적이다. 5대에 걸쳐 떡장사를 하는 월례와 길례 등 역사 현장에 꼬박꼬박 입회하는 소설적 인물들 때문인지 모르겠다. 한국인이어서 겪어야 했던 숱한 간난고초를 배경으로 현인의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 가사를 접할 때 눈이 시큰해질 법한 장년 세대 이상이 소설의 우선 독자층일 것이다. 전체 95개 이야기 가운데 이승만·조봉암·매카시 등을 다룬 대목은 논쟁적인데, 그런 만큼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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