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떠난 보좌진 일할 곳에 험담"…강선우 이번엔 취업방해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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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사직한 보좌진의 재취업을 방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직장 내 괴롭힘을 넘어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는 만큼 장관 적격성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직 보좌진, 근로기준법 위반 주장 #"강, 이 바닥서 일 못하게 하겠다 경고" #강 후보자 "전후 사정 들으면 이해" #당내 "커튼 뒤 숨어 괴롭히지 말라" #강선우 옹호,2차 가해 논란 확산

최근 강 후보자가 의원 재직 시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변기 수리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런데 13일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와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선우 의원실에서 근무했던 전 보좌진 A씨는 "지금까지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강 후보자 주도로 의원실 내 조직적인 '왕따'와 사직 유도, 퇴직 후 취업 방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강 후보자가) 특정 인원을 콕 집어 단체 대화방에서 제외하고, 모두가 보는 자리에서 따돌리며 말도 걸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다"며 "결국 주변 인물을 통해 내보내는 방식으로 일이 마무리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일로) 문제를 꺼내면 '다시는 이 바닥에서 일을 못 하게 하겠다'는 경고가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강 의원실을 나간 뒤였다. A씨는 "(전 보좌진들이) 다른 곳에 지원해도 미리 연락해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돌려 채용이 막히는 일이 반복됐다"고 했다. 그는 "괴롭힘 끝에 잘려나간 사람들은 새로운 곳에 지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실제 한지아 의원실엔 강 후보자 측이 다른 의원실 등으로 이직하려는 전 보좌진의 채용을 방해했다는 제보가 여럿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취업 방해' 주장이 사실이면 법 위반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누구든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해서는 안 된다.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취업 방해는 한 사람의 생존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사용자 폭행과 함께 근로기준법상 가장 형량이 높다. 보좌진이 별정직 공무원이더라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다"며 "실제 취업 방해가 있었고 증거가 확인된다면 엄중히 다뤄야 한다.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한지아 의원은 "동료 보좌진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의원이 오히려 그들의 미래까지 막았다면 이는 정쟁을 넘어 인권 문제"라며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강 후보자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부처의 장관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논란은 확대일로다. 강 후보자 측은 최근 민주당 여가위 의원실 등에 메시지를 보내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제보하는 전직 보좌진 2명을 법적 조치한다"고 밝혔다. 2020년 국회에 입성한 뒤 보좌진 46명을 교체했다는 지적엔 "직급 변동을 포함해 같은 인물이 중복 계산된 숫자"라며 "실제 46명이 아닌 28명으로, 통상적인 숫자"라고 해명했다.

강 후보자 측은 보좌진 문제와 관련해 "전후 사정을 들으면 의혹과 사실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14일) 인사청문회 때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권이 강 후보자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2차 가해’ 논란도 빚어졌다. 13일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군가 커튼 뒤에 숨어서 강 후보자를 괴롭히는 것 같아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이날 "(강 후보자가) 피해 보좌진들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예고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자당 보좌진들까지 악마화하는 인면수심 막장극"이라는 논평을 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KBS에 출연해 “강 의원 측에서 ‘보좌관이 원래 다른 보좌진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문제 있는 사람’이라고 접근했는데, 이것은 심각한 2차 가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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