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장 입은 남녀가 종일 당구쳤다"…러 기자가 본 北원산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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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황홀경의 명사십리, 행복의 인파십리”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리조트를 최근 찾은 러시아 언론인의 현장 체험기가 공개됐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14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북을 동행 취재한 자사 기자가 원산 리조트를 방문한 체험기를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해당 리조트에 초청된 첫 외국 고위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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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4일 “외무성 초정에 따라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지난 13일 출발했다”면서 최선희 외무상 등이 원산갈마비행장에서 그를 전송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이 기자는 원산공항에서 관광지구로 이동하는 길에 ‘펍’(Pub), ‘레스토랑’(Restaurant), ‘비디오 게임 센터’(Video Game Centre) 등 예상과 달리 영어 간판이 즐비했고 모든 가게의 간판에 영어가 병기돼 있어 놀라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어나 중국어 표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는 최근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러시아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과 대비된다. 실제로 2024년 1~5월 기준 러시아인의 방북 수는 2019년 전체 대비 3배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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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황홀경의 명사십리, 행복의 인파십리”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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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황홀경의 명사십리, 행복의 인파십리”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노동신문=뉴스1

호텔 도착 첫날 북한 측은 외신 기자들에게 총 14가지 요리로 구성된 코스 요리를 제공했다. 전채 4종, 주요리 7종, 디저트 3종으로 구성된 이 식사는 인삼 닭 요리, 게, 오리, 소고기, 생선, 가지 등을 포함했으며 가격은 1인당 10달러(약 1만4000원)에 불과했다고 기자는 전했다.

1박에 90달러(약 12만4000원)인 호텔 객실에는 슬리퍼, 수건, 다리미, 일회용 세면도구, 특산 음료가 비치된 미니바 등이 구비돼 있었으며, 발코니에서는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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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동해의 명승 명사십리에 우리 식의 해안관광도시, 인민의 문화 휴양지가 웅장하고 화려하게 솟아났다”며 연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노동신문=뉴스1

다만 리조트 개장 초기의 ‘북적이는 관광지’ 분위기는 실제와 달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내국인 관광객이 이용 중이라고 발표했으나 12일 오전까지 해변은 거의 비어 있었다고 했다.

호텔 내 2층 당구장에서는 정장을 입은 남녀가 아침부터 밤까지 당구를 치고 있었는데 늦은 밤 기자 대부분이 방으로 들어간 이후에야 자리를 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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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백화점, 영화관, 극장, 자전거임대소 등 각종 봉사시설의 운영준비를 완료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4일 보도했다.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대여해 해안도로를 달리며 관광을 즐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에 대해 이 기자는 “이 커플은 최악의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공원 벤치에서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 해변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 바 테라스에서 맥주잔을 들고 앉아 있는 사람 등 다른 사람들은 강한 햇볕 아래에서 휴가객인 척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북적이는 리조트의 모습을 ‘연출’했다는 지적이다. 이들 중 일부는 조선노동당 배지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러시아어를 능숙하게 구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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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에 관관봉사가 시작한 이후로 전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찾아오는 근로자들로 끝없이 흥성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기자는 러시아 관광객이 실제로 리조트를 이용하는 모습을 목격한 것은 12일 저녁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러 절차를 거쳐 어렵게 입국했다”며 라브로프 장관 도착 이후에야 물놀이와 일광욕을 즐기는 현지인의 모습이 나타났다고 했다.

또 다른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도 원산 리조트 현장을 보도했다. 신문은 파랑, 초록, 분홍 등 밝은 색으로 꾸며진 건물과 함께 신축 주택이 인상적이었다며 이는 북한의 주택 건설 역량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도시는 청결했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도 관찰됐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해변 구역은 외국인 출입이 제한됐고 교통량이 적은 것은 연료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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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황홀경의 명사십리, 행복의 인파십리”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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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황홀경의 명사십리, 행복의 인파십리”라며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노동신문=뉴스1

해변의 인파는 많지 않았다. 리조트 내 해변은 1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일부 내국인 전용 구역은 외국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었다. 현지 관리인은 이 구역에 접근하려던 기자의 접근을 저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은 전반적으로 리조트에 만족을 표했으며 패키지 여행 요금은 1인당 1600~1800달러(약 220만~250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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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4일 “동해의 명승 명사십리에 우리 식의 해안관광도시, 인민의 문화 휴양지가 웅장하고 화려하게 솟아났다”며 연일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홍보했다. 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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