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만341건→605건, 롤러코스터 탄 서울 아파트 거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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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떼 효과’ 휩쓸리는 매수세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매수세가 우르르 몰렸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이른바 ‘양떼 효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14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341건으로 집계됐다(13일 기준). 2020년 7월(1만1155건) 이후 59개월 만에 최대치다. 보름가량 남은 실거래 신고 기한을 고려하면 1만2000건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진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들어 비정상적인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올 1월까지 3000건대를 유지하던 거래량은 2월 6635건, 3월 1만327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4월엔 5479건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후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전 ‘막차’ 수요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에 따른 풍선 효과가 나타나며 5월(8139건)과 6월(1만341건) 거래량은 급증했다. 기습적인 6·27 대출 규제가 나오며 7월 거래량은 14일 기준 605건으로 급락했다. 최근 서울 전역의 거래 절벽 현상을 고려할 때 7월 거래량은 4000건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아파트 거래 급등락의 1차 원인은 대출 규제를 포함한 정책 변화다. 여기에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부동산·맘 카페 같은 커뮤니티에서 나도는 불명확한 정보가 군중 심리를 자극하며 양떼 효과를 일으킨다는 지적도 많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실시간 SNS를 통해 비슷한 정보를 접하면서 소비자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떼 짓기’가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선 ‘정부가 곧 종부세와 양도세를 올린다’ ‘서울 전역이 규제 지역으로 묶인다’ 등 미확인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 지난 5~6월엔 이른바 ‘받글(받은 글)’ 등의 형식으로 신고가 아파트 정보가 실시간 공유됐다. 이 중엔 사실과 다른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이런 현상은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닐까’ 하는 포모(FOMO) 증후군을 자극한다. 박 위원은 “정부도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진 기자
한편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역대 최고가로 거래되는 건수는 크게 줄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6·27 대출 규제 대책 발표 이후 2주간(6월 27일~7월 10일) 서울 아파트 최고가 거래량은 직전 2주(6월 13~26일)보다 74% 감소했다. 전체 거래는 4693건에서 1312건으로 줄었고, 이 가운데 최고가 거래는 1141건에서 300건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이른바 ‘그사세’(그들만이 사는 세상)로 불리는 초고가 단지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등 양극화는 여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면적 157㎡는 지난달 30일 종전 최고가보다 4억원 오른 88억원에 거래됐다. 서울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전용 60㎡는 지난 4일 23억3500만원에 이어 8일에는 24억원까지 올랐다.
관망세가 짙어진 지역에서는 급락 사례도 나왔다. 지난달 27일 11억원에 거래된 성산동 성산시영(대우) 전용 50㎡는 7월 1일에는 7억2000만원에 팔리며 실거래가가 4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25일과 이달 7일 모두 22억원에 거래되며 상승세가 멈췄다. 일각에선 조정기를 활용한 가족 간 증여 거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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