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민주 "트럼프 중국 때리기에 오히려 美 입지 약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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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및 관세 정책이 한국 등 동맹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중국과의 경쟁에서도 미국의 입지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의 외교 수단과 국제적 위상이 훼손됐고 동맹과의 무역 충돌, 대외 원조 및 홍보 기관의 폐지 등으로 인해 미국의 대중 경쟁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이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한국, 중국, 일본 3국이 지난 3월 서울에서 5년 만에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를 열고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사례를 언급했다.
또한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에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 예산으로 책정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국의 관세 정책이 이들 국가들의 방위비 확충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에 따른 부정적 경제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4월 12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 금액이 한국의 2022년 국방예산의 약 20%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관세로 인해 동맹국들이 국방력 강화를 위한 재정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투자 기업에 제공되는 보조금을 폐지하자고 주장한 점도 문제 삼았다.
보고서는 반도체법에 따라 유발된 투자의 상당 부분이 한국과 대만 등 가까운 동맹국 기업에 의해 이루어졌다며 해당 법을 폐기할 경우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폐지하는 등 대외 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은 40개국 이상에서 미국을 제치고 최대 원조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연간 수십억 달러를 대외 선전 및 언론 통제에 사용하고 있는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미디어국(USAGM) 산하 미국의소리(VOA),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정부 산하 미디어 기관을 폐지하려고 했던 점도 문제로 지목됐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에서의 탈퇴 시도 역시 국익을 해치는 조치라고 비판했으며 미국 대학 및 유학생을 겨냥한 각종 정책들로 인해 미국의 우수 인재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간사 진 섀힌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공격하고 미국의 외교 도구를 없애고 적들을 포용하면서 세계 모든 곳에서 후퇴하는 동안 중국은 영향력을 구축하고, 관계를 확대하며, 세계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재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의회가 무역 정책에 대한 감독 권한을 회복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을 견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의회가 대외 원조 및 홍보 기능을 복원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 내 미국의 관여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6개월간 누적돼 온 미국의 소프트파워 약화에 대해 처음으로 포괄적인 정치 및 정책 차원의 대응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NYT는 또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비판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프레임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관련해 섀힌 의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하나에는 동의한다. 그건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 미래에 가장 큰 위협은 중국과의 경쟁이라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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