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은정, 박정훈·백해룡 초청에 후배 검사 "업무연관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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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당시 대전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지난해 8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과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경정)을 초청한 것에 대해 현직 검사로부터 “업무 연관성이 없으니 근무시간 외 따로 만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임 검사장은 “수사가 진척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맞섰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석순 의정부지검 검사(47·변호사시험 1회)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오늘 출근하다가 당황스러운 기사를 접했다”며 글을 올렸다.

김 검사는 “임은정 검사장께서 17일 박 대령과 백 경정을 동부지검에 초청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했다”며 “이게 사실이라면 검사장으로서 적절치 않은 처신을 넘어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분 중 한 분은 해병대 수사단장이고 한 분은 화곡지구대장으로 서울동부지검과 업무 연관성이 없다”며 “왜 근무 시간에 업무 연관성이 없는 분들을 불러 말씀을 나누는가. 하려거든 근무 시간 외에 청 외에서 따로 뵙는 게 맞다”고 했다.

김 검사는 “좋은 뜻인 줄은 알겠지만, 국가공무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예정된 일정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검사는 “저 두 분이 공익 제보자로 평가받는 것과 업무 연관성이 있어 근무시간 중에 청 내에서 환담할 수 있는 것과는 별개 문제”라며 “업무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간담회를 근무시간 중에 청 내에서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저는 근무시간 중에 제 친구를 만나지 않고 업무 연관성이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매점 사장님밖에 없다”고 했다.

김 검사는 “후배들이 보고 배울까 걱정된다. 부디 17일 예정된 일정을 재고하여 주시기 바란다”라면서 “이 글을 검사 게시판에 쓰는 것 자체가 통탄스러울 지경”이라고 했다.

앞서 임 지검장은 박 대령과 백 경정을 17일 오후 동부지검으로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백 경정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내부고발자로서 흔들리지 말고 가야 할 길, 계속 함께 가자고 당부하는 의미에서 박 대령과 함께 격려 방문하러 와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임 검사장의 이들에 대한 초청은 같은 ‘내부고발자’로서 이들을 응원하는 한편, 연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임 지검장은 그간 박 대령과 백 경정에 대한 유대감을 표해왔다. 지난 4일 첫 출근길에는 이들과 관련해 “내부 고발자의 애환, 의심, 불안을 잘 알고 있어서 챙겨볼 수 있으면 최대한 챙겨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자신의 세관 공무원 마약밀수 연루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백 경정은 화곡지구대장으로 좌천성 발령된 상태다. 박 대령은 상부의 압력에도 ‘채상병 사건’ 초동 조사 결과를 바꾸지 않아 항명 혐의로 군사재판에 넘겨졌지만 지난 9일 해병 특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됐다.

임 검사장은 이날 김 검사의 지적에 직접 댓글을 달고 반박했다.

그는 “서울동부지검이 직접 수사하지 않지만, 청사에 사무실이 있는 대검 합수단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수사가 진척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 약속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백 경정이 제기한 세관 마약 밀수 의혹과 수사 외압 의혹은 대검찰청이 실체 규명을 위해 동부지검 청사에 합동수사팀을 꾸렸다.

임 검사장은 “백 경정 혼자 오는 것보다는 박 대령이 같이 오면 좀 더 든든해 마음을 열 수 있을 듯해 같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며 “불신을 풀고 수사가 진척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일이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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