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이진숙, 억대 지원금 받은 연구도 표절·부풀리기...또 논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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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정부 기관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 발표한 특정 논문에서 또 다른 표절 의혹이 나왔다. 이 후보자가 본인의 연구물을 활용해 제자에게 석사 학위를 줬다는 의혹까지 추가됐다.

15일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실에 따르면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인 이 후보자는 1992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 받아 모두 9개 사업의 연구책임자로 참여해 14건의 논문을 발표했다. 내역 확인이 어려운 1993년~1994년 진행 사업을 제외해도 이 후보자가 받은 연구 지원금은 11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중 이 후보자는 2007년 3억5000만원가량을 지원 받아 ‘LED조명광원의 불쾌 글레어 및 감성평가 예측 지표 개발’을 주제로 연구했다. 불쾌 글레어란 특정 눈부심 등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는 걸 말한다. 이 후보자는 이 연구를 통해 논문 3편을 냈다. 하지만 그 중 2009년 4월 발표한 ‘색온도 특성에 따른 LED조명과 형광램프의 감성반응 비교분석’ 논문의 경우 두 달 전인 2009년 2월 제자 A씨가 쓴 석사 학위 논문인 ‘LED 조명광원의 색온도 특성에 따른 감성평가에 관한 연구’를 요약한 수준이었다. 두 논문은 서론과 연구 방법, 실험의 설계와 피험자 구성, 결론까지 거의 동일했다.

거의 동일한 연구인데도 ‘제1저자’가 바뀌었다. 석사 논문 1저자인 A씨는 ‘색온도 특성’ 논문에서는 교신저자로 등재됐다. 제1저자는 이 후보자다. 이 후보자는 앞서 제기된 유사 논란에 “실질적 저자는 본인”이라고 해명했지만, 학계에서는 성과 부풀리기를 의심한다. 이 후보자의 논문을 검증한 한 이공계 교수는 “랩(lab) 위주로 연구가 이뤄지는 이공계 특성을 감안해도 지도교수는 연구를 총괄하는 역할”이라며“실제 실험과 연구는 학생들이 하기 때문에 교수는 교신저자로 올라가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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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2004년 4월 발표한 논문(왼쪽)과 이 후보자의 제자 안모씨가 2004년 8월 제출한 석사학위논문(오른쪽).

이 후보자가 본인의 연구 과제에 참여 않은 제자에게 해당 연구를 활용해 학위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2003년 한국연구재단의 ‘지방대학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연구비 2700만원을 지원 받아 이듬해인 2004년 4월 ‘초ㆍ중ㆍ고생 선호색채 조사 및 분석’ 논문을 발표했다. 이 후보자가 1저자인 이 논문에는 충남대 건축학부 강사와 박사과정생 1명이 각각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이 논문에 실린 대부분의 내용이 4개월 뒤 이 후보자의 제자 B씨가 석사 학위논문으로 제출한 ‘초ㆍ중ㆍ고생의 색채 선호도에 관한 연구’에 그대로 실렸다는 점이다. B씨의 학위논문에 실린 설문조사는 이 후보자의 논문에 실린 설문과 피험자의 연령, 성별, 인원수까지 모두 동일했다. 설문에 사용된 색채의 종류는 물론, 저학년일 수록 Y(노란색)계열 색채를 선호한다는 등의 결론까지 같았다.

하지만 B씨는 앞서 발표된 이 후보자의 논문에 저자로 등재되지 않았다. “명백한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학계 의견이다. 한국연구재단은 연구윤리에 ‘연구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반드시 저자로 이름을 올려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저자로 이름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이공계 교수는 “사실상 1저자는 본인이라는 이 후보자의 해명이 맞다면 제자의 학위가 취소돼야 하고, 아니라면 이 후보자가 제자의 연구를 무단으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된다”며 “둘 중 한 명은 징계를 받아야 할 중대한 연구윤리 위반”이라고 했다.

정성국 의원은 “이 후보자가 연구비를 지원 받아 학생들과 함께 연구한 뒤 자신만의 성과로 포장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제자들의 학위까지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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