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 '뱀 들끓는 동굴'서 살던 러시아 여성과 두 딸,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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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한 동굴에서 러시아인 여성 니나 쿠티나(가운데)와 그의 두 딸이 살고 있는 것을 고카르나 경찰이 발견했다. 사진 고카르나 경찰
인도 남부 지역의 한 동굴에서 어린 두 딸과 함께 살던 여성이 현지 경찰에 발견됐다. 러시아 국적인 이 여성은 비자가 만료된 상태로 약 9개월 간 동굴 생활을 했다.
1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카르나타카주 고카르나 경찰은 지난 9일 동굴에서 거주하던 니나 쿠티나(40)와 6세와 4세인 그의 두 딸을 구조했다. 이들은 이민국 사무소 행정처리를 거쳐 지난 14일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여성보호소로 인계됐다.
최초 발견 당시 경찰은 산사태가 잦은 해당 지역을 순찰하던 중 무성한 수풀 사이로 힌두교 신상이 놓여 있는 것을 포착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주변을 살펴보다 붉은 사리(인도 여성 전통의상)로 만든 커튼이 동굴 입구를 가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됐다. 동굴 안에는 성인 여성 한 명과 두 명의 어린 아이가 있었다.
이 동굴은 주민들이 ‘뱀이 들끓는다’고 표현할 정도로 뱀 출몰이 잦은 곳으로, 경찰은 세 모녀의 안전을 위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쿠티나는 “동굴에서 사는 게 행복했다”며 “평화로운 삶이 끝났다”고 말했다.

니나 쿠티나가 경찰에 발견된 후 인도 ANI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ANI통신 액스 캡처
쿠티나는 ANI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연에서 살아남는 엄청난 경험을 했다”며 “저는 아이들이 정글에서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우리는 폭포에서 수영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점토로 만들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해 먹고 잠도 잘 자고 편안하게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동굴 생활이 위험하다는 지적에 대해 “9개월 동안 기껏해야 네 마리의 뱀을 봤다. 뱀들이 떼 지어 다니면서 누군가를 공격하는 일은 없었다”며 “어떤 뱀이나 동물도 우리를 해치지 않았다. 우리가 두려워했던 것은 오직 사람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것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동굴이 아니다”며 “우리는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을 좋아했을 뿐”이라고 했다.
쿠티나는 경찰에 자신이 인도를 사랑하기 때문에 계속 인도에 머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친척들이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을 이어왔으며 가끔 마을에 나가 필요한 생필품을 살 때 휴대전화를 이용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쿠티나는 지난 2016년 6개월 사업 비자로 인도에 입국해 명상·요가 수련 등을 위해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고아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비자 만료 후에도 1년을 더 체류하다 당국에 발각됐다. 이후 90일 관광비자를 받고 이웃 나라 네팔로 떠났다.
쿠티나는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15년간 고국을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 기간 그는 우크라이나·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코스타리카 등 여러 나라를 여행했다.
당국은 쿠티나와 두 딸을 러시아로 추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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