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법인세 인상 띄우는 與…“부자감세, 하나도 제대로 이룬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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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에서 낮아진 법인세 세율을 다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향후 논의 가능성에 대해선 열어뒀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무분별한 부자 감세를 복구시키지 않으면 국가 재정이 어렵다고 본다”며 “(법인세 인상 등을 위해선) 세재 개편 법안에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여야 합의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법인세 인상을) 종합적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구 후보자는 “감세 정책의 효과, 응능부담(납세자의 부담 능력에 맞는 과세) 원칙 등을 따져보겠다”며 “그냥 감세를 해준다고 (기업이) 투자하는 건 아니다”고도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이날 “법인세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법인세만으로는 재정 여력을 확보하기 턱없이 부족해 증권거래세 확대를 병행 추진하려고 한다”고도 했다. 다만 “정부가 아직 입장 정리가 안 됐다”며 “입장 정리가 되면 이번 정기국회 내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 첫해였던 2022년 법인세율을 과표 구간별로 1%포인트씩 일괄 인하하는 세법 개정안을 냈고, 국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최고 세율이 25%에서 24%로 낮아지는 등 기업의 법인세 부담은 줄었지만 현 여권은 이 같은 법인세 인하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애초 기대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문 수석은 “윤석열 정부가 (법인세 등) 잘 내고 있는 세금을 깎아서 고용을 창출하고, 소비를 진작시키고, 투자를 활성화시키겠다고 했는데 하나도 이뤄진 게 없다”고 했다.
여권에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신중론을 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법인세 원상 회복은) 대통령실 안에서는 논의된 바 없다”며 “아직 공개적으로, 큰 단위 회의체에서 논의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대답은 후보자 의견”이라며 “모든 청문회에서의 대답은 후보자 개인의 소신과 정책적 대답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강 대변인은 “장관 후보자인 만큼 (법인세 인상이) 추후 논의될 여지가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법인세 인상을 위해선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할 올해 세법 개정안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9월 정기국회에 맞춰 새해 예산안과 함께 세제 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법 개정안에 법인세 인상안을 넣지 않더라도 논의 가능성이 막히는 건 아니다. 올해도 ‘세수 펑크’가 가시화하면 여당이 키를 쥐고 증세 논의를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세수 상황이 심각한만큼 정부와 우선 관련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국세 수입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개년 연속 예산 지출을 밑돌았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 및 청년담당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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