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집중 호우로 국가유산 8건 피해...반구대 암각화 한때 물에 잠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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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사찰 건물 일부가 파손되고 토사가 무너져내리는 등 국가유산에도 피해가 잇따랐다. 국가유산청은 20일,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비로 이날 오전 11시 기준 총 8건의 국가유산 피해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9일 폭우에 의한 산사태로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 건물이 파손된 모습. 사진 국가유산청
피해를 본 국가유산 유형을 보면 사적이 3건, 보물 2건, 국보·명승·국가등록문화유산이 각 1건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4건, 전남이 2건, 경북·경남이 각 1건이었다.
경남 산청에서는 지난 19일 하루 300㎜에 육박하는 비가 쏟아져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보물로 지정된 '산청 율곡사 대웅전' 건물의 벽체 일부와 주변 건물 1동 일부가 파손됐다. 율곡사는 신라 경순왕(재위 927∼935)대인 930년에 창건됐으며 현재 남아있는 대웅전은 조선 숙종(재위 1674∼1720)기인 1679년에 중수(重修·낡고 헌것을 손질하며 고침)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건축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대웅전 안까지 흙더미가 밀려 들어와 벽체 일부가 무너져내렸다. 사찰 관계자들은 모두 대피한 상황이다.

지난 19일 폭우에 의한 산사태로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 인근 건물이 무너진 모습.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은 안채 뒤쪽 석축의 흙이 무너져 내려 출입이 제한됐으며, 조계산 자락에 있는 명승 '조계산 송광사·선암사 일원'도 진입로의 흙더미가 일부 흘러내려 피해 구간에 안전띠를 설치한 상태다.
한편 국가유산청 공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가 이번폭우로 물에 잠겼다.

19일 울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호우에 사연댐 수위가 상승하면서 물에 잠겨 보이지 않고 있는 모습(오른쪽 사진). 왼쪽 사진은 지난 3일 동일한 구도로 촬영한 반구대 암각화 모습. 연합뉴스
세계유산에 오른 두 암각화 중 국보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인근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된다. 시연댐은 19일 오전 5시를 기해 수위가 53m를 넘어섰고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수위가 57m에 달하며 암각화가 사실상 완전히 물에 잠겼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수몰된 것은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19일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 안전 상태를 직접 확인했다. 국가유산청은 피해가 확인된 국가유산 주변의 통행을 제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2차 피해 및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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