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점’ 尹 기소한 내란 특검…한덕수·이상민·김용대 등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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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 등 내란·외환 의혹의 핵심 관계자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19일 오후 윤 전 대통령을 지난 10일 재구속한 지 9일 만에 직권남용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버티기에 추가 조사 없이 재판에 넘긴 것이다. 특검팀이 의혹의 정점에 대한 구속기소까지 걸린 기간은 수사를 개시한 날로부터 31일 만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한 이후 대면 조사를 위해 3차례 강제구인까지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특검팀 소환을 거듭 거부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갔다. 지난 16일엔 법원에 “구속의 정당성을 판단해 달라”는 취지의 구속적부심까지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18일 심문을 거쳐 “윤 전 대통령의 청구는 이유 없다”며 기각 결정했다.

특검팀은 이런 상황에서 구속 기간을 연장하더라도 실효성 있는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정점으로 평가받는 윤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만큼 특검팀은 향후 한 전 총리 등 내란 의혹에 연루된 당시 국무위원 등뿐만 아니라 ‘외환’ 의혹 관련 일반이적죄 공범으로 적시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김 사령관 등에 대해서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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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이 무인기 작전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서 지난 17일 서울고검에 있는 조은석 내란 특검팀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힌 뒤 경례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먼저 외환 의혹 관련 특검팀은 지난 18일 김 사령관을 증거인멸 등 우려로 긴급체포하고, 20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김 사령관이 무인기 평양 침투 의혹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작전 내용을 숨기려 했는지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14일 국방부와 드론작전사령부 등 24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 17일엔 김 사령관과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동시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이들 상급자뿐만 아니라 합참 및 백령도·속초 부대의 대대장 등 실무진도 조사하면서 무인기 평양 침투 작전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계엄 선포 명분을 쌓기 위해 군(軍) 작전이 이뤄진 것인지 확인하겠단 것이다. 특검팀은 김명수 합참의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계엄 선포 전후 열린 국무회의 관련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장관은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로 최초 호출한 5명의 국무위원 중 1명이다. 나머지 4명은 한 전 총리,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으로 파악됐다. 이 중 조태열 장관은 전날 특검팀의 조사를 받았고, 한 전 총리는 지난 2일 소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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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내란 특검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은 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조사 내용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의혹 및 언론사 등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 의혹을 파헤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장관은 각각 해당 혐의 공범으로서 특검팀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이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단 게 특검 내부 판단이다.

국민의힘이 연루된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에 대한 수사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시도에 따른 대응 역시 사전에 당과 논의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이 소환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난점은 모든 사건에 연루된 윤 전 대통령이 특검의 추가 조사를 거부한 채 ‘버티기’에 들어갔단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 소환뿐만 아니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도 두 차례 출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지영 특검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외환 관련 수사를 진행할 때 당연히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는 필요하며, 출정 요청에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수사를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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