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젠슨황 'H20 공급재개' 선언했지만 현지선 &#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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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엑스포(CISCE) 개막식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켜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제한했던 엔비디아의 중국용 인공지능(AI) 반도체 ‘H20’의 수출 길이 열렸지만, 공급이 재개되기도 전에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공급량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과 달리 실제 출하량이 크지 않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복수의 소식통을 이용해 “엔비디아가 중국 주요 고객사에 H20 칩 공급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젠슨 황 CEO가 중국 국영 중앙(CC)TV와 인터뷰를 통해 대대적으로 중국 시장 공급 재개를 알린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H20은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AI 칩 수출 규제에 대응해 중국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제품이다. H20 칩의 주요 고객사는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의 주요 AI 기업들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정부의 수출 통제 일환으로 지난 4월부터 H20의 중국 판매가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 국면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황 CEO의 면담 이후 미국 정부는 수출 규제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출하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디인포메이션은 대중 수출에 제동이 걸린 직후 엔비디아가 기존 중국 고객들의 주문을 취소했고, 생산을 담당하던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도 H20 생산라인을 타 고객사 제품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황 CEO도 앞서 방중 기간 베이징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공급망을 다시 가동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웨이퍼 발주부터 AI 슈퍼컴퓨터용 칩이 완성되기까지 약 9개월이 소요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당장 H20 공급이 재개되기 어렵단 의미다.

미국 정부가 허가 방침을 바꿀 수도 있다. 엔비디아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H20 판매를 위한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으며 미국 정부가 라이선스를 발급해줄 것임을 약속했다”고 밝혔지만, 최종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이상 확답하기 어렵다. 특히 엔비디아 AI칩 수출 재개는 아직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와 맞바꾼 카드인 만큼 언제든 번복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치권의 반대 기류도 변수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공화당 소속 존 물레나르 의원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H20 수출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H20 판매를 승인하면 중국이 딥시크처럼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파워를 확보할 수 있고, 베이징의 군사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H20 수출 재개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 한국 기업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20에 쓰이는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하고 있지만, 시장에 이미 쌓여있는 재고가 상당해 당장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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