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위성락 재방미, 관세 막판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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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행정부가 제시한 관세 협상 시한(다음달 1일)을 12일 앞둔 20일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미국에 다녀온 지 2주도 안 돼 재출국한 데 대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중요한 변곡점에 닿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위 실장이 미국의 당국자들과 다양한 경로로 여러 가지 협상을 하기 위해 떠났다”며 “다양한 분을 만나고 돌아와서 대통령에게 그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지난 6~8일(현지시간) 미국을 찾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한·미 현안을 협의했다.

한·미 관세·비관세 패키지딜 논의 전망…구윤철도 곧 방미

위 실장은 귀국 직후 “(우리의 요구는) 통상이나 투자 구매, 안보 등 전반에 걸쳐 망라돼 있기에 이런 패키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의를 진전시키자고 했고, 이에 루비오 장관이 공감을 표시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이 미국에서 돌아온 이후 한·미 간에는 다양한 수준에서 접촉이 이뤄졌다. 지난 10~11일에는 서울에서 홍지표 외교부 북미국장과 케빈 킴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가 만나 국장급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 11일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에서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루비오 장관,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상과 함께 하는 3국 장관회의에 참여했다. 18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3국 차관회의가 열렸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위 실장이 한·미 간 다양한 협의가 이뤄진 직후 미국으로 향한 건 미국과의 ‘패키지 딜’이 서로 주고받을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의 진척 상황과 맞물려 한·미 정상회담 일정 조율이 이뤄질 수도 있다. 우 수석은 “위 실장은 계속 여러 번 미국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에 이어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3~24일쯤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다만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출국은 확정되지 않았다. 양국 재무·통상 수장이 함께 회의하는 ‘2+2 고위급 협의체’가 복원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전 산업부 장관은 미국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을 갖고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 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핵심 분야에 대해 논의를 구체화하기로 했지만 조기 대선 등의 여파로 협상이 이어지지 못했다.

2+2가 재가동되면 다양한 현안을 동시에 논의할 공간이 확보되지만 협상 종료 시한(8월 1일)이 열흘밖에 남지 않아 뚜렷한 결과물을 내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오는 21일 취임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 그리고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번 주 출국해 한·미 관세 협상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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