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전 작년말부터 대대적 준설…3대 하천 바닥 낮춰 재난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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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부터 전국 곳곳에 내린 집중호우로 여러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속출했다. 반면에 대전천·유등천·갑천 등 3대 하천이 관통하는 대전시는 이렇다 할 피해가 없었고 홍수 예보도 내려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난겨울 실시한 대대적인 하천 준설이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16일부터 19일 오후 4시까지 내린 누적 강우량(구성동 기준)은 최고 267㎜에 달했다. 17일 오전 1시부터 1시간 동안 47㎜의 물폭탄이 쏟아지기도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평소 이 정도 강우량이면 하천 둔치, 산책로까지 물에 잠기고 만년교·복수교·원촌교 등 3개 교량은 통제되기 일쑤였지만 이번에는 달랐다”며 “하천 통수(通水) 단면이 넓어지면서 물이 잘 빠지고 진흙밭으로 변했어야 할 하천 둔치가 멀쩡한 모습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대 하천에서 172억원을 들여 대대적인 준설과 재해 예방 공사를 했다. 이런 준설로 3대 하천에서 총 68만t의 모래와 자갈 등을 퍼냈다. 이 덕분에 3대 하천 17.9㎞ 구간 하상(河床)이 최저 50㎝에서 최고 1.5m까지 낮아졌다고 한다. 대전대 이병재(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홍수 예방 등을 위해 퇴적물을 준설해 하천 물길을 넓히는 것은 당연한 조처”라며 “대전시가 지난겨울 3대 하천을 대대적으로 준설한 효과를 이번 여름에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하천 준설사업 이전에는 토사 퇴적으로 하상이 높아지는 바람에 물난리가 잦았다. 2020년 7월 대규모 침수 사태로 서구 정림동 일대 아파트가 물에 잠겼다. 지난해 7월 10일에도 하루 최고 122㎜의 폭우로 서구 용촌동 제방이 무너져 마을이 침수되고 유등천 다리가 주저앉기도 했다. 이번에는 두 곳 모두 폭우 피해를 보지 않았다.

반면에 이번 집중호우에 충남에서는 당진천, 홍성 갈산천·도당천 등이 범람했다. 금강 지천인 삽교천에는 홍수경보가, 영산강 지천인 광주천·소태천·석곡천·서방천 등에는 홍수경보·범람우려 등급이 매겨졌다. 이들 하천은 대전 3대 하천만큼 준설이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미호강도 이번에 범람 위기를 맞았다. 미호강은 2년 전 발생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에도 준설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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