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0도 찍다 500㎜ 폭우, 다시 찜통…이젠 극한기후가 '뉴노멀&apos…

본문

이례적인 초여름 무더위, 이어 남부·중부 지방을 오가면서 쏟아진 국지성 호우. 올여름 나타난 극단적 폭염·폭우 형태다. 기후변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이런 극한 기후가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되고, 관련 피해도 한층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이달 초부터 나타난 때 이른 무더위가 신호탄이다. 지난 8일 경기도 광명·파주를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 40도 넘는 극한 폭염(자동기상관측장비 기준)이 찾아왔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37.8도)은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7월 초순 최고치를 찍었다. 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이 한반도를 이불처럼 덮으면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한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이었다.

폭염은 16일부터 폭우로 급변했다. 충남과 전남, 경남 등에 누적 500㎜ 이상의 비가 퍼부었다. 특히 충남 서산(413.4㎜)·광주광역시(426.4㎜) 등에선 17일 하루 동안 기록적인 일 강수량을 찍었다. 20일엔 경기도 포천에 시간당 104㎜의 비가 내렸다. 모두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한 비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남하한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에서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가 오랜 시간 팽팽하게 맞서며 이례적으로 많은 비를 내렸다”(이창재 예보분석관)고 설명했다. 이미 장마가 종료된 남부 지방 등에서 집중호우가 장소만 옮겨가며 이례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쪽에 버티면서 저기압이 빠져나가지 못한 채 우리나라에 머무른 게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타고 이런 ‘기습 폭우’가 더 자주 나타날 거라고 본다. 경남 산청 등에서 1년치 절반에 달하는 역대급 강수량이 나타난 것처럼 호우 피해가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시간당 100㎜ 이상의 집중호우는 2022년 서울 폭우 전만 해도 흔한 얘기가 아니었지만 최근 들어 빈도가 늘고 있다”면서 “기온이 1도 오르면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량은 약 7%씩 늘어난다. 이런 기후변화가 국지적인 대기 상승 운동 강화와 맞물려 폭우 위험을 키운다”고 말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특히 충청 이남에 내린 비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 온도 상승 영향 등이 크다고 본다. 향후 여름철 강수는 이번처럼 좁고 길게 형성돼 극한 폭우를 내리는 선상 강수대 중심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예측이 쉽지 않은 걸 고려해 기상청 예보는 보다 과감하게 하고, 도시 범람에 대비한 지하저류시설 등을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여름에 이어 한여름 무더위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손석우 교수는 “서울에 폭염이 제일 심했던 2018년보다 무더위가 빨리 시작된 올해는 장기간 폭염이 이어지고, 최고 40도를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면서 “앞으론 엄청 덥거나 비가 오거나, 중간이 없는 양극단의 여름 날씨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비구름이 물러가고 중부 지방 장마도 종료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엔 최고 체감온도 33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다시 찾아온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 일부 지역엔 최저 기온 25도 이상의 열대야가 나타나겠다. 22일까지 내륙 곳곳엔 5~60㎜의 강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94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