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류진 한경협 회장 “美관세 협상, 줄 건 줘야…4대 그룹 회장단 복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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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8일 제주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경협

“지금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미래를 위해 (미국에) 줄 건 좀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이 18일 제주에서 열린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 기간인) 앞으로 2주가 우리나라 경제의 운명이 달려있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류 회장은 한국 재계에서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초청받는 등 미국 재계·정치권 인사들과 오랜 기간 인연을 쌓아왔다.

류 회장은 “진짜 트럼프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생각해서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좋은 조건을 얻어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며 “(앞으로) 2주 동안 ‘풀코트 프레스(전방위 압박)’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오는 8월 1일부터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0일 미국 워싱턴DC에 방문하기 위해 급히 출국하는 등 막바지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쌀·사과·소고기·디지털 규제 등 다양한 협상 카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우리 경제를 위해 페이스를 좀 늦추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며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법은 이미 이사 충실의무 확대, ‘3%룰’ 등을 담은 개정안이 일차적으로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담은 ‘2차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상법은 기업들에는 일종의 헌법적인 시스템, 모법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미치는 파장이 막대하다”며 “상법 개정안의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현재 우리 경제가 복합적인 위기에 놓인 풍전등화 상황이라 걱정이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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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18일 제주의 한 식당에서 열린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한경협

류 회장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의 회장단 복귀에 대한 의지도 보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7일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고 사법 리스크를 털면서 회장단 복귀 가능성이 커졌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4대 그룹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2016년 12월 일제히 탈퇴했지만, 약 7년 만인 2023년 회원사로 재가입했다. 다만 총수들의 회장단 복귀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류 회장은 “한 때는 전경련이 남느냐, 없어지느냐 고비에 있었는데, 다행히 우리 국민이 한경협을 용서해준 것 같다”며 “과거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윤리위원회를 만들었고, (네이버·카카오 등) 신규 기업도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단계로 (내년) 2월 총회에서 4대 그룹이 회장으로 들어오면 좋겠다. 이재용 회장도 (대법원 무죄 판결로) 부담이 없으니까 기업인들이 상의하면서 분위기를 봐서 추진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선 “경청할 줄 아는 리더”라고 높게 평가했다. 류 회장은 “이 대통령과 나는 동향(경북 안동) 사람”이라며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자신의 의사를 밝히며 열심히 일하는 스타일로 보였다. 이제껏 뵀던 리더 분들과는 조금 다르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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