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배우 예술의 꽃’ …연기 진수 보여줄 1인극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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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명이 오롯이 무대를 이끌어가며 관객과 호흡하는 1인극이 연이어 여름 관객을 만난다. 같은 작품이어도 어떤 배우가 무대에 서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되기도 한다. 배우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면서도 자신의 연기력을 보여줄 더 없는 무대다. 관객은 일반 연극에서 보기 어려운 배우의 연기 ‘쇼’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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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극 '온더비트'는 다음달 19일 막을 올린다 . 사진 프로젝트그룹 일다

◇음악으로 세상과 호흡하는 소년
‘온 더 비트’는 다음 달 19일 서울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 이 작품은 프랑스 출신 배우 겸 연출가인 세드릭샤퓌가 집필하고 직접 연기도 한 동명 작품이 원작이다.

외로운 소년 ‘아드리앙’이 음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은 2021년에는 오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최고 1인극상을 수상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2022년 첫선을 보였고 다음 해 앙코르 공연을 진행한 데 이어 올여름 다시 무대에 오른다. 110분 동안 연기를 하고 드럼 연주도 해내야 하는 ‘아드리앙’ 역은 연극 무대에서 주로 활동한 배우 윤나무, 강기둥, 강승호가 맡았다. 윤나무와 강기둥은 초연과 앙코르 공연에 이어 다시 한번 이 작품을 소화한다. 10월 12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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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7일 막을 올리는 1인극 '프리마파시'에 이자람, 김신록, 차지연이 캐스팅됐다. 사진 쇼노트

◇성폭행 피해자 된 여성 변호사
여성 1인극도 무대에 오른다. 연극 ‘프리마 파시’는 다음 달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인권 변호사 출신 호주 극작가 수지 밀러의 작품이다. 2019년 호주에서 초연됐고 미국과 영국에서도 공연했다. 한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잘 나가는 변호사 ‘테사’가 하루아침에 성폭행 피해자가 되고 이후 법 체제와의 782일간의 싸움 과정을 담았다. 배우 조디 코머가 이 작품으로 2023년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초연에선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3명의 연기자가 ‘테사’역을 맡는다. ‘억척가’, ‘노인과 바다’, ‘눈,눈,눈’ 등 국내외 문학 작품을 판소리로 재창작해 무대에 올리고 있는 이자람이 캐스팅됐다.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지니 TV 오리지널 ‘당신의 맛’ 등 매체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증명한 김신록도 ‘테사’를 연기한다. 올해 ‘명성황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같은 뮤지컬 작품에서 활약한 차지연도 연극 무대에 오른다. 차지연은 지난 2020년 1인극 ‘그라운디드’에서 전투기 조종사 역을 맡기도 했다.

◇실종된 정치인의 친구
세종문화회관은 실험적 예술을 릴레이로 선보이는 ‘싱크 넥스트(Sync Next)’ 프로그램의 하나로 1인극 ‘문속의 문’을 오는 31일 선보인다. 공상과학(SF) 소설의 거장으로 꼽히는 영국 작가 허버트 조지 웰즈의 1906년 단편 소설 ‘벽속의 문’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정치인 웰러스의 실종 이후 남겨진 레드먼드의 기억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1인극이다. 배역에 성별 구별을 없앤 ‘젠더리스 캐스팅’으로 남배우 김호영과 여배우 백은혜가 각각 홀로 무대를 책임진다. 이 작품은 다음 달 2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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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정원이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티오엠에서 열린 1인극 '지킬 앤 하이드'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속의 문’을 연출한 이준우는 지난 3~5월 무대에 올랐던 1인극 ‘지킬앤 하이드’ 연출가이기도 하다. 영국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 소설 원작으로 국내 관객에겐 넘버 ‘지금 이순간’으로 유명한 같은 제목 뮤지컬이 익숙하다. 이준우는 “1인극은 배우가 극 중에서 진행자 역할을 하고 동시에 또 다른 연출자이기도 하다”라며 “연극이 배우의 예술이라는 점에서 1인극이 어떻게 보면 연극의 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질의 1인극은 배우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관객은 색다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김성희 연극 평론가는 “배우 입장에서 1인극은 부담이 되지만 자신의 연기 능력을 무한히 보여주고 관객과 호흡할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도전할 가치가 있는 장르”라며 “관객은 복잡한 상호 관계가 작용해 자칫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연극 작품에 비해 1인극이 즐기기 쉬운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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