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에게 14조 소송당한 뒤…WSJ "美 경제 활력 되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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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맨 왼쪽)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모습을 미 월스트리트저널의 모기업 격인 뉴스코퍼레이션의 소유주 루퍼트 머독(왼쪽 세 번째)이 의자에 앉아 지켜보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감 중 목숨을 끊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외설 생일 축하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외설 편지’ 보도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억 달러(약 14조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WSJ이 미국 경제 상황을 호평한 기사를 내놓은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WSJ은 이날 “소비자들이 지난 봄 관세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지갑을 열고 있다”며 “기업과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되찾고 있고, 지출을 억제했던 사람들이 다시 소비를 늘리기 시작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증시는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고, 지난 4월 근 3년 만의 최저치로 추락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상승세를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뒤 쏟아진 우려를 언급하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도 했다. 당시 상호관세 여파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급등)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다. 소비자 신뢰도는 급락했고 뉴욕 증시도 주저앉았다.

WSJ에 따르면 소매 판매는 경제학자들의 예상보다 더 증가했고 소비자물가 급등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바클레이즈의 미국 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너선 밀러는 “소비 지표들에 계속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에는 올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지만, 지금은 느린 속도지만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지난주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사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더는 미국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최고채무책임자(CFO)는 “관세 정책의 초기 충격 이후 모두가 일단 멈춘 상태였다”며 “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그냥 삶을 이어가야 한다. 영원히 미룰 순 없기 때문에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WSJ은 소비자 사이에서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한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이런 우려는 점차 누그러졌다고 전했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4%로 예상했다. 지난 4월 조사의 예상치는 6.6%였다.

한편 이처럼 우호적인 기사와 별개로, 소송전으로 번진 트럼프 대통령과 WSJ과의 관계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WSJ이 전형적인 거짓말 보도를 이어 갔다”고 적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앙은행 수장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해임을 검토했을 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경제와 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거론하며 만류했다는 전날 WSJ 보도 내용을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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