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크론, 中시장서 엔비디아 ‘밀착 행보’…HBM 대신 GDDR7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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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의 모습. 엔비디아 부스 바로 뒤로 마이크론 부스가 보인다. 이가람 기자
지난 16일부터 닷새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 엔비디아의 첫 참여,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중국어 축사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장면이 있었다. 메모리 3사 중 유일하게 참여한 마이크론은 엔비디아 바로 옆에 부스를 차렸다. 엔비디아용 최신 메모리 제품들을 선보이며 양사의 끈끈한 파트너십과 중국 시장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의 마이크론 부스 모습. 이가람 기자
17일 찾은 마이크론 부스에선 ‘디지털 중국에 힘을 싣다(赋能数字中国)’라는 표어 아래 총 21종의 메모리 실물 제품이 전시돼있었다. 데이터 센터용 메모리 제품 최상단에는 소캠(SOCAMM)이 자리 잡았다. 소캠은 엔비디아가 메모리 업계와 함께 독자 표준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저전력 D램 모듈이다.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부각시킨 셈이다.
전시품에는 없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 묻자 현장에 있던 마이크론 관계자는 “현재 중국 고객들에게는 HBM을 판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론의 최신 1γ(감마) 공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GDDR7, LPDDR5X 메모리 제품을 연달아 소개했다.

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에서 마이크론 부스를 찾은 한 관람객이 GDDR7 메모리 제품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이가람 기자
마이크론의 1γ 공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c 공정에 해당하는 6세대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이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1γ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용 저전력 메모리인 LPDDR5X 샘플을 출하했다. 마이크론 관계자는 “마이크론은 삼성과 SK보다 새로운 기술을 시장에 더 일찍 선보인다”고 강조했다.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은 메모리 제품들을 유심히 살폈다. 현장 관계자는 그래픽용 고사양 D램인 GDDR7 제품에 관심을 나타낸 한 관람객에게 “현재 엔비디아 제품에도 탑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스 한편에는 마이크론의 중국 내 산학협력과 사회 공헌 활동을 소개하는 글이 게시됐다.
마이크론의 이러한 행보는 엔비디아의 신제품 출시와 맞물리며 더 이목을 끌었다. 황 CEO는 박람회 기간 중 중국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GPU 모델인 RTX Pro(프로)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출 금지가 풀린 중국용 AI 칩인 H20의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RTX 프로에 더 쏠리는 상황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 중국 베이징 만다린 오리엔탈 첸먼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황 CEO는 16일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RTX 프로는 H20에 없는 디지털 트윈에 필요한 기능을 갖췄다”며 “중국에서 로봇 공학과 스마트 팩토리 혁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RTX 프로가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TX 프로 제품군에는 HBM이 아닌 GDDR7이 탑재되는 만큼 당초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GDDR7 주요 공급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엔비디아와 밀착 행보를 보이면서 공급망 변화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용 제품은 마이크론이 최대 공급사로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황 CEO는 지난 1월 CES 2025 기조연설에서 RTX 50을 공개할 당시 “마이크론의 GDDR7 메모리를 탑재했다”고 이례적으로 발언하며 마이크론을 부각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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