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논 물 퍼가꼬, 집청소 해따아이가”…물폭탄 산청 물·전기 끊겨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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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 차 있는 물을 퍼가꼬 와가(퍼 가지고 와서) 청소 해따아이가.”
22일 낮 12시쯤 경남 산청군 생비량면 도동마을. 땡볕 아래 만난 옥경선(69)씨는 “며칠째 물이 안 나와가, 논물을 집에 뿌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운기에 큰 고무 대야를 싣고, 몇 번을 와따 가따 하느라 이틀 동안 쎄가 빠지는 줄 아라따”고 했다. 지난 19일 극한 호우로 양천강이 범람, 옥씨 부부가 사는 살림집 겸 점포(85.56㎡)가 물에 잠겼다. 살림살이는 모두 진흙 범벅이 됐으나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동마을 주민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다. 집집마다 놓인 고무 대야엔 지자체가 급수한 생활용수가 담겨 있었다. 이마저도 아껴 쓰는 형편이다. 단수 피해를 겪는 산청 신안면 한 마을에선 진흙 묻은 옷가지를 한가득 짊어지고 인근 비닐하우스를 찾는 주민들도 있었다. 농가 지하수 관정에서 나오는 물로 빨래하기 위해서다.
피해가 큰 경남 산청에선 나흘째 단수·정전이 지속되고 있다. 경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산청 일부 지역 700가구에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정전(113가구)과 일부 지역에선 통신 장애도 발생 중이다. 토사와 낙석 등으로 막힌 도로 복구 역시 시급하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극한 호우 피해를 본 경기도 가평과 충남 서산·예산, 전남 담양, 경남 산청·합천 등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다. 해당 지자체엔 재난 복구를 위한 국비가, 주민에겐 국세·지방세 납부 유예, 공공요금 감면 등이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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