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년 안은 김건희 그뒤엔…"큰 그림 만들자" 캄보디아 커넥션?

본문

17532155060902.jpg

지난해 5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피스 서밋(PEACE SUMMIT) 2023 개회식에서 윤모 당시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22년 11월 아프리카 대사단 초청 만찬에서 연설하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자리에 앉은 김건희 여사 사진을 띄워놓고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독자 제공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2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 등을 동시다발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통일교와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 등이 건진법사 전성배(64)씨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캄보디아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청탁한 뒤 일부 자금을 되돌려받는 사실상 ‘페이백’ 구조를 짠 게 아니냐고 보는 것으로 22일 파악됐다.

특검팀은 전날 기재부, 수출입은행, 희림 등 7곳을 압수수색하고 22일 수출입은행에 디지털 자료 확보 목적으로 연이틀 수사팀을 보냈다. 이날 오전 9시40분부턴 ODA 등 통일교 사업 청탁 의혹의 중심인물인 윤모(48)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소환 조사했다.

청탁 목적으로 통일교는 캄보디아 메콩강 골든 아일랜드에 아시아태평양유니온본부를 건립하는 ‘메콩 피스 파크 프로젝트’ 사업을, 희림은 ODA 자금으로 건설하는 ‘국가기반시설’ 수주 등을 노린 것으로 특검은 의심하고 있다.

실제 윤 전 본부장은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공언했다. 그는 2022년 5월 통일교 창립 행사에서 “3월 22일 대통령을 만나 1시간 독대하며 나라가 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고 암묵적 동의를 구한 게 있다”며 “ODA는 비영리기구가 펀딩하고 국가가 지원하는 사업”이라고 발언했다. 2023년 5월 행사에선 “ODA 연계 프로젝트로 진행될 메콩 피스 파크(Peace park) 프로젝트는 이미 실체적 건립을 위한 대항해를 시작했다”며 “무역, 관광 등 110만평 규모의 대규모 복합 개발 사업”이라고 했다.

17532155063313.jpg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23년 1월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심장질환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캄보디아 아동 '로타'를 초청해 안아주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 전 본부장의 공개 발언 직후인 2022년 6월 기획재정부는 캄보디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7억 달러에서 15억 달러로 증액했다. 같은 해 11월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와 함께 동남아 순방 도중 캄보디아 프놈펜을 찾아 “향후 5년간 한·아세안 협력기금과 한·메콩 협력 기금 등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때 김 여사가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의 집을 찾아 촬영한 사진이 오드리 헵번 콘셉트를 차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기재부는 캄보디아 EDCF 1차 증액 당시 보도자료를 내고 “보건 분야에 국립의과대학 부속병원 건립 2차 사업을 총사업비 2억달러 규모로 EDCF가 1차 지원했던 캄보디아 국립의과대학 병원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의 EDCF 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희림은 2021년 11월부터 해당 사업에 참여했고, 지난해 11월 시작된 프놈펜 종합병원 건설 사업도 진행 중이다.

희림은 2022년 12월 윤 전 본부장과 건진법사 간 문자 메시지에도 등장한다.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큰 그림 함께 만들어보시지요. 다녀와서 희림 대표도 같이 한 번 뵐게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전씨는 “넵. 금융권은 윤한홍 의원이 해결할 수 있어요”라고 답했다.

캄보디아 EDCF는 지난해 5월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방한 기간에 5년간 15억 달러에서 9년간 30억 달러(4조2000억원)로 증액됐다. 당시 EDCF 기본 약정에 서명한 양국 대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쏙 첸다 소피아 캄보디아 부총리다.

1753215506572.jpg

지난해 5월 16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특검팀은 캄보디아 ODA를 활용한 사업 확장에 도이치모터스 계열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이 가담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도이치파이낸셜은 캄보디아 EDCF가 2배로 확대된 이후인 2023년 3월 캄보디아 현지 여신 전문기업 BAMC 파이낸스 인수를 결의하고 같은 해 12월 주식을 매입해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현지 사명은 도이치파이낸셜 캄보디아다.

앞서 도이치파이낸셜은 2013년 7월 김건희 여사가 액면가 주당 500원에 40만주(지분율 0.69%), 2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던 회사다.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가 이때 주식을 저가 매수한 의혹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불기소 처분한 수사기록을 넘겨받았다.

도이치파이낸셜의 2014년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86.2% 지분을 가진 도이치모터스이고, 권오수 회장도 김 여사가 보유하던 시점에 290만주(5%)를 가지고 있었다.

김 여사는 2017년 1월 추가로 권 회장의 주식 20억원어치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가 같은 해 5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자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아내가 도이치파이낸셜 공모 절차에 참여해 주식을 샀던 것”이라는 서면 답변을 냈다. 하지만 당시 공모 절차는 없었고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만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0월 토론회에서 “집사람(김 여사)은 손해만 보고 나왔다”고 발언한 것이 허위라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 측에 송부한 출석요구서에도 허위사실 공표 의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42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