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美대사관 2인자 '고위 외교단'으로 교체…조셉 윤 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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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주한 미국 대사관의 차석(DCM·Deputy Chief of Mission)이 짐 헬러 미 국무부 부차관보 대행으로 교체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대사관을 이끄는 조셉 윤 대사대리가 이르면 올 하반기 이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차기 대사 부임까지 공백기를 차질 없이 메우기 위해 ‘2인자‘의 급을 높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 시민들이 비자 인터뷰를 위해 줄을 선 모습. 연합뉴스
2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미 국무부에서 호주·뉴질랜드·태평양도서국 담당 부차관보 대행을 맡고 있는 짐 헬러가 이달 말 주한 미국 대사관의 차석으로 부임한다. 헬러 대행은 미 국무부의 '고위 외교단'(Senior Foreign Service)으로 분류돼 전임자인 조이 사쿠라이 현 차석보다 급이 높다. 미 국무부의 고위 외교단은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 미국대사가 해당됐던 직업 외교관 중 최고위 직함인 '경력 대사'를 비롯해 4개의 직급으로 구분된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헬러 대행은 한국 근무 경험이 있으며 베이징에서 두 차례 근무를 비롯해 상하이 총영사를 지낸 '아시아통' 외교관이다. 이처럼 주한 미국 대사관 차석의 급을 높이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관련 근무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발탁한 배경과 관련해 윤 대사대리가 하반기 중 이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1월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서는 전례 없는 '대사대리'(Chargé d’Affaires)로 부임해 탄핵 정국의 혼란 속에서 대사관을 이끌었던 윤 대사대리의 이임을 고려해 대사관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다.

주한 미국 대사관 차석(DCM)으로 이달 말 부임할 예정인 짐 헬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부차관보 대행. 미 국무부 웹페이지 캡처
미 국무부 내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꼽히는 윤 대사대리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트럼프 행정부로의 교체기에 양측 행정부의 공감대 아래 한시적인 임시 대사 성격으로 부임했다. 대통령의 대사 지명이 아닌 국무부 차원의 인사였기 때문에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 등 절차도 필요 없이 곧바로 등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 대사가 공식 지명될 경우 아그레망과 미 상원 인준 등 통상의 절차를 모두 밟아야 하므로 지명 이후 실제 부임까지는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당초 윤 대사대리가 당장 다음 달 초 고별 행사를 할 거란 이야기도 외교가에 돌았지만 이는 와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사대리는 지난달 24일 한 세미나에서 "제 임기 중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는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관련 일정까지 윤 대사대리가 소화할 가능성도 있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차기 주한 미국 대사 후보군은 아직도 안갯속이다. 미 행정부 교체기마다 주한 대사의 공백기가 길어지는 일이 또 반복되는 셈이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2월에 이미 대사를 지명했다. 이후 조지 글라스 주일 미국 대사는 지난 4월,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는 지난 5월 각각 부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올해 초만 해도 주한 미국 대사 후보로 미셸 스틸 박 전 하원의원, 데이비드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메릴린 스트릭랜드 하원의원 등이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하마평조차 제대로 돌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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