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장 불안에 ‘파월 해임’ 일단 접나…베센트 “사퇴 필요 없지만, Fed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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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시장을 뒤흔들었던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해임설이 일단 수그러들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파월 의장이 임기를 채울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다. 다만 베센트 장관은 최근 문제가 된 Fed 건물 개보수 비용 등에 대해선 조사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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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 경제 성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베센트 장관은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그의 임기는 내년 5월에 끝나고, 그가 임기를 채우고 싶다면 채우고 조기 사임을 원하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최근까지도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를 낮출 수 없다고 버티면서다. 이에 백악관은 25억 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Fed 건물 개보수 비용이 지나치게 많다면서, 파월 의장을 우회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과 간담회에서 파월 의장의 거취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해임설이 증폭됐다.

파월 해임설에 제동을 건 것은 금융 시장이다. Fed 금리 결정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자, 장기 시장 금리인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5% 위로 치솟고, 뉴욕 증시도 일시적으로 급락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날 베센트 장관의 파월 지지 발언도 금융 시장 불안 잠재우기라는 해석이다. 한때 5%를 넘었던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베센트 장관 발언 직후인 22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연 4.919%까지 떨어졌다.

해임설은 잦아들었지만 ‘파월 흔들기’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3%포인트 이상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고, 베센트 장관도 금리 인하에 동조하고 있어서다.

실제 베센트 장관은 Fed의 금리 결정은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건물 개보수 비용 등 비통화 정책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통화 정책을 압박하면 시장 불안이 커지는 만큼, 다른 부분은 건드려 파월 의장을 흔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베센트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운영 손실을 보고하는 기관이 그런 프로젝트(25억 달러 건물 개보수)를 수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또 21일 CNBC와 인터뷰에서는 “Fed 전체를 조사해 그들이 과연 제 역할을 해왔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전체 조사’ 카드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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