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용공간이 회장 사무실로”…‘마래푸’ 대표회의 독점 운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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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중앙포토

서울 마포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와 일부 주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회장이 입주민 공용공간을 개인 사무실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입주민들은 대표회의가 구청 감사마저 무시하며 아파트 운영을 10년간 독점하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단이 주민 공용공간을 사적으로 점유하는 등 장기간 아파트 운영을 사실상 독점해 왔다고 반발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의 입주자와 사용자들을 대표해 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는 자치 의결기구다.

아파트 커뮤니티시설 내 서류상 ‘회의실’로 등록된 주민 공용공간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으며, 내부에는 커피머신과 결재 서류, 퍼팅 매트 등이 놓여 있었다. 골프백에는 전·현직 입주자대표회장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해당 공간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주민 의결을 통해 공용 카페로 활용되던 곳이다. 그러나 회장 측은 이 공간을 ‘회장 집무실’로 사용해왔으며 주민의 출입은 무단 침입으로 간주해 엄중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외부 창문은 신문지로 가려진 상태다.

마포구청은 지난 10일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관리사무소 측의 제지로 공간 확인조차 하지 못했다. 경찰이 동행했지만 회장만 열쇠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출입이 차단됐다.

전직 회장은 회의실 사용과 골프백 보관에 대해 “잠시 썼다”고 해명했으나, 취재가 시작되자 밤사이 회의실 내 물품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민들은 현 회장이 전임 회장의 측근 출신으로, 두 인물이 번갈아가며 회장직을 맡아온 점을 들어 장기 독점 운영을 문제 삼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왕 노릇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불만 사항이 올라오면 다 ‘글 삭제’와 ‘강퇴(강제퇴장)’가 됐고, 칭찬 찬양 글이 대부분이었다”며 입주민 카페를 통한 여론 통제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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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마래푸). 중앙포토

마포구청은 2022년 감사에서 60여 건의 행정지도와 시정명령을 내렸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 측에 각각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해 3월 “오직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만 계속 맡아 생계를 유지한다면 정상적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 주민들은 구청 감사 이후에도 개선이 없었다며 현수막과 트럭 시위에 나섰고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이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단은 추가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관리사무소 측은 대표회의가 구청의 과태료 처분에 불복해 재판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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