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해 비상인데…경기북부시군의회 의장 9명 외유성 출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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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수해로 인해 조종면의 한 편의점 건물이 하천에 무너져 내렸다. 전민규 기자

경기 북부의 9개 시·군의회 의장들이 폭우로 비상이 걸린 기간에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일 폭우로 경기 북부서 8명 숨지거나 실종됐는데도 외유를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시군의회 의장 9명은 지난 17일 오전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주민 자치와 지역발전 등을 이끈 일본의 사례를 탐방해 정책 개발에 활용하겠다는 목적에서였다.

하지만 이들의 공식일정 가운데 연수는 첫째 날과 둘째 날 히다카시와 도쿄도청 등 지자체 3곳을 방문하는 게 전부였다. 나머지는 도쿄 신주쿠, 메이지 신궁, 오다이바,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등 모든 일정이 관광명소 탐방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들이 출발하기 하루 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폭우 때문에 비상 1단계를 발령했고. 오산에서는 옹벽이 무너져 1명이 숨지는 사고도 났다. 출발 당일 새벽 4시엔 비상 2단계로 격상한 상태였다”며 “이런 시기에 외유성 출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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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가평군 수해현장에서 경찰 관계자와 체취 증거견이 캠핑장에서 실종된 일가족을 수색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에 대해 한 시의회 의장은 “비 예보만 있었지 뭐 특별한 그런 건 없었다. 경기 북부는 수해 지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출발한 당일부터 전국 곳곳에서 비 피해가 잇따랐고 20일에는 가평 등 경기 북부지역에서 사망, 실종 8명이 발생하고 비 피해가 집중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의장단은 이날 요코하마 견학 일정을 이어갔다. 의장 9명 가운데 6명은 이번 출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민이 죽어가는 엄혹한 현장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거나 대책 없이 행동하는 정신 나간 공직자들에 대해 아주 엄히 단속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직사회는 신상필벌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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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현 경기 구리시장이 20일 주민과의 야유회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있다. [SBS 캡처]

이 대통령은 “열심히 근무하는 공무원도 많다. 우수사례를 최대한 발굴해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해주기를 바란다”면서도 반대편에서는 이처럼 잘못된 처신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발언은 백경현 경기 구리시장 등이 야유회를 열고 노래와 춤을 즐겼다는 언론 보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비판이 일자 22일 사과했다. 백 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경기 북부 일대에 쏟아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시민 불안이 컸다”며 “이런 상황에 지역 단체의 관외 야유회에 참석하는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던 시민과 재난 대응에 고생하는 현장 직원들의 마음에 깊은 실망과 분노를 드렸다”며 “전적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어떠한 질책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점심시간 강원 홍천군의 한 식당에서 열린 시내 봉사단체 야유회에 백 시장이 참석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한 언론에 공개되자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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