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NG 구매 늘려 ‘알래스카’ 발 빼려던 한국, 부담 커졌다

본문

일본이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의 다음 ‘타깃’은 한국으로 옮겨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공화당 의원 초청 연설에서 “일본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국과 조인트 벤처(JV)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이 프로젝트에 공식 참여를 선언한 국가는 일본이 처음이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천연가스가 매장된 북부 노스슬로프와 남부의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1300㎞ 구간에 가스관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부터 강조한 숙원 사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연설에서 “일본과 한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각각 수조 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부 장관이 백악관을 방문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에게 한국의 프로젝트 참여를 강력히 요청했다.

23일 미국 워싱턴DC로 떠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도착 후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위원장을 잇따라 만난다. 김 장관의 출장단에는 산업부 가스산업과장과 LNG 도입 담당자 등도 포함됐다. 알래스카 LNG 관련 논의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리란 관측이 나온다.

일단 정부는 미국산 원유와 LNG 도입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중동산 원유 600만 배럴을 미국산으로 대체했다. 지난해 가스공사가 수입한 LNG 3608만t 중 미국산 비중은 10.7%(386만t) 정도다. 이를 두 배 수준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이 프로젝트 사업비를 분담하고, LNG를 장기적으로 구매해 주길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입장에선 고민이 깊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이다.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초기 사업비만 대략 약 440억 달러(약 61조원)에 달한다. 가스관이 지나는 지역 대부분이 동토층이라 다른 지역보다 2~3배 정도 많은 사업비가 들어갈 거로 업계는 예상한다.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 중국 국영기업이 총출동해 알래스카주와  약 430억 달러 규모의 LNG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지만 2년 뒤 발을 뺀 이유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경제성을 면밀히 분석해 사업 참여 정도를 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965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