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전공의협의회 사무실. 연합뉴스

정부와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가 전공의 복귀를 위한 공식 논의에 착수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수련병원협의회·대한의학회·수련환경평가위원회와 함께 수련협의체 첫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전공의가 처음 공식적으로 마주하는 자리다.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한 뒤 얼어붙었던 정부와 의료계 관계가 정권 교체와 대전협 강경 지도부 교체 등을 계기로 해빙 분위기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첫 회의에는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한성존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해 유희철 수련환경평가위원장, 김원섭 대한수련병원협의회장, 박중신 대한의학회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첫 회의인 만큼 상견례 성격으로, 구체적인 안건보다는 향후 운영 방향과 일정 등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련협의체는 전공의들의 수련 연속성 보장과 수련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꾸려진 기구다. 전공의 80%(지난 6월 기준)가 병원을 떠난 상황에서 이들 복귀를 위한 여건 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2일 취임 당일 기자들과 만나 "수련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모아 보고, 국민이 납득하시거나 이해하실 수 있는 방안들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 복귀 여부를 가를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수련 연속성 보장이다. 미복귀 전공의들은 특례 없이도 하반기 모집을 통해 오는 9월 수련을 재개할 수 있다.

다만 군 미필 입영 문제는 복귀 걸림돌로 꼽힌다. 의무사관후보생 신분인 전공의들은 사직 시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입영 대상이 된다. 지난해 사직 전공의 가운데 의무사관후보생 3000여명으로, 이 중 880명이 지난 4월 입영했다. 수련이 중단된 것이다. 이에 일부 군 미필 전공의 사이에선 입영 특례(수련 종료까지 입영 유예)나 앞서 입영한 전공의들의 자리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입영 특례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1월과 5월 열린 두 차례 전공의 모집에서도 모두 입영 특례를 적용했다. 다만 "입영 전공의들의 티오(정원) 보장 등 특혜성 조치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는 통상 7월 3~4주차에 열린다. 일부 수련 병원은 공고 일자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모집 일정을 수련협의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5개월 이어진 의·정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가더라도 소아청소년과·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의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난 5월 추가 모집에서도 이들 과목은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전공의 A씨는 "주변 분위기를 보면 다들 돌아갈 것 같아서 기존 복귀 인원을 합치면 의국 전원이 복귀할 것 같다"라면서도 "필수의료과는 '해결된 게 없다'며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작 돌아와야 할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는다면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정부가 특례를 제공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