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대생 복귀 막판 쟁점은 본과 3학년 졸업시기…'학교 자율'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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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교육계가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의대 총장들이 의대 본과 4학년이 추가로 의사국가시험(국시)를 치를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대학들이 의대생 복귀 방안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컸던 본과 3학년의 졸업 시기를 학교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3학년 졸업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각 학교 선택에 맡기는 것이 추가적인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육 당국과 대학은 이런 내용의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을 이르면 오는 25일 발표할 전망이다.
24일 전국 40개 의대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측은 “본과 3·4학년 졸업 등을 두고 이견이 있었으나 각 대학교의 학칙과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향으로 정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의총협 관계자는 “세부 내용을 정리하고 있고, 내용이 확정되는 대로 교육부에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과 3학년 졸업 시기 최대 쟁점…대학 간 이견
앞서 교육부는 지난 23일 오후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을 이날 발표하겠다고 공지했으나, 6시간여 만에 “대학들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를 취소했다. 대학들이 의대생들의 1학기 유급, 2학기 복귀에 합의하면서 본과 4학년은 내년 8월 졸업시키는 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본과 3학년의 졸업 시기를 두고선 대학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미 학생들이 복귀해 수업을 듣고 있거나, 학칙상 필수수업일수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인증을 위한 최소 조건(주당 36시간 이상 52주) 수준인 대학들은 2027년 2월 본과 3학년의 졸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필수수업일수가 그 이상이거나, 학생들이 아직 복귀하지 않아 1학기 수업이 아예 진행되지 않은 학교에선 이보다 한 학기 늦은 2027년 8월 졸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부실 교육 우려도 나왔다. 수도권 한 의대 관계자는 “무조건 의사를 배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중요한 건 좋은 의사를 내보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졸업, 인턴 3개월 단축’ 제안…“과도한 특혜”

지난 17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 빈 강의실 의자에 가운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학 사이 첨예한 의견 대립이 이어지면서 일부 학장들을 중심으로 본과 3·4학년을 각각 2027년 5월과 2026년 5월 졸업시키고 인턴 수련 기간을 기존보다 3개월 단축하자는 절충안이 제안됐다. 이 경우 인턴, 레지던트로 이어지는 수련 과정에서 입학년도에 따른 분리 수련이 가능하고 의사 수급도 애초 예정대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대학 입장에선 2년 연속으로 학사를 변칙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상당수 대학이 논의 과정에서 난색을 보였다. 비수도권 A 의대 총장은 “사실상 의대생 요구를 모두 받아줬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2년 연속 의대만을 위한 별도 학사일정을 운영한다면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세부 복귀 방안에 합의를 보지 못한 대학들은 브리핑 취소 후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학칙과 상황에 따라 졸업 시기를 자율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수도권 B의대 학장은 “지난 23일 저녁 KAMC 회의에서 5월 졸업 안을 취소하고, 3학년 졸업 시기는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C 의대 학장은 “2027년 2월 졸업이 가능한데 정부에서 5월이나 8월에 졸업시키라고 정하면 그걸 따를 이유가 없지 않나,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학교 상황에 맞춰 졸업 시기를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같은 학년, 같은 시기 복귀했어도 대학에 따라 졸업 시기가 달라져 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여러 학교에선 3학년 졸업까지 시간적 여유가 충분해 학사일정 조정을 통한 정상 졸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교육부는 대학 간 이견 조율이 마무리되는 대로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발표 일정을 다시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의 실제 복귀 시기는 8월이 될 전망이다. 일부 대학들은 내달 4일 시작되는 학사일정을 학생들에게 공지하는 등 학생들의 8월 초 복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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