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긴급 통상회의 "한미관세 협상에 농산물 포함"
-
7회 연결
본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미 관세협상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5일 대통령실에서 통상대책회의가 열렸다. 한·미 재무·통상 수장의 ‘2+2 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되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미국까지 가서 협상 카운터파트를 직접 만나지 못하고 귀국하는 등 미국의 압박이 커지자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 주재로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실장,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한 회의가 진행됐고, 이후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한·미 간 통상 협상 테이블에 농산물도 올라가 있다고 밝혔다. 김용범 실장은 “농업이나 디지털 등 분야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협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그 협상 품목 안에는 농산물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2+2 회의’가 취소됐지만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은 24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80분간 협상을 진행했다. 또한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와 추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데, 여기에 농산물도 협의 대상으로 넣었다는 얘기다.
김 실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농산물 품목이 협상 대상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당초 정부는 국내 농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쌀 시장 개방은 협상에서 배제한다는 입장이었다. 쌀까지 협상 대상에 다시 오른 것인지 김 실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정부는 민감한 식량용 농산물 대신 연료용 농산물 수입 확대는 카드로 고려 중이다. 또 미국이 소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김 실장은 말하지 않았다.
앞서 협상을 타결한 일본은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다가 결국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호주는 무역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 규제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이제 호주에 엄청난 소고기를 수출할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훌륭한 소고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에도 예고된 것”이라고 썼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나라에 통상 압력을 가하겠다는 뜻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이 미국에 제안한 통상·투자·구매·안보를 아우르는 ‘패키지딜’은 관세·비관세 중심으로 조정돼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위성락 실장은 브리핑에서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가 주로 관세·비관세에 관한 부분이어서 우리가 거기에 맞춰서 패키지를 조정해 다시 협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전반적인 패키지와 동맹의 미래 모습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하자는 우리 주장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미국 내 인사들도 있고, 여전히 자기들이 맡고 있는(주장하는) 관세·비관세·투자 문제에 더 집중하는 부서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우리 교섭팀들이 (미국에) 가서 주로 대응하고 있는 부분은 관세·비관세·투자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위 실장은 패키지딜 중 “안보 분야 협의가 다른 분야보다는 조금 더 안정적”이라며 “저희가 기대하는 것은 그런 안보 분야의 안정적인 에너지가 여타 분야의 선순환적인 효과를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통상대책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실장은 최근 한·미 고위급 협상 경과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은 조선·반도체를 비롯한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앞으로 그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으며, 다음 달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 방안 도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상호관세가 발효되는 다음 달 1일 이후에도 협상이 이어질 수 있느냐’는 물음에 김 실장은 “다음 달 1일 시한을 전제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이달 내 협상 타결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 1일 이후로 데드라인이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한 정보는 저희는 없다. 미국 쪽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협상이 삐거덕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보도와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일각에서는 한·미 간의 협상 전선에 이상 기류가 생긴 거 아니냐, (미국이) 협상을 거부하는 거 아니냐, 그런 말도 있지만 계속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러트닉 상무부 장관 하고도 진행되고 있고, USTR하고도 진행되고 있고, 내일(26일)도 (협의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