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韓 빠진 국힘 당권, 반탄이 유리?…'혁신연대' 단합력에 달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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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표를 뽑는 8·22 전당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가 불러올 당권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찬탄(탄핵 찬성) 진영의 대표 격인 한 전 대표가 빠지면서 반탄(탄핵 반대) 진영으로 당권의 무게 추가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혁신 연대’의 성패에 따라 당원들의 전략적 선택을 통한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당내 상황은 반탄 진영에 유리한 구도로 작용하고 있다. 3대 특검이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수사에 고삐를 죄는 것이 대표적이다. 외부로부터의 공격이 강해질수록 강경 투쟁을 내세우는 후보에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탄 진영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이 핵심 주자로 꼽힌다. 원내 관계자는 “당을 겨냥한 강제 수사가 심해질 텐데, 그럴수록 강성 목소리가 커지고, 변화와 쇄신의 요구는 묻힐 것”이라고 말했다.
25일에도 특검은 김건희 여사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양평군수를 지낸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과 자택 등 8곳을 압수수색했다. 특검의 압수수색은 윤상현·임종득·권성동·이철규 의원에 이어 5번째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 탄압을 위한 정치 특검의 무차별적 압수수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특검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4월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결과 발표 전 한동훈, 안철수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
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대표를 뽑는 경선 규칙이 그대로 유지된 것도 반탄 진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문수 전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을 상대로 41.15%를 득표했다. 당내엔 “당초 예상보다는 선전했다”는 평가가 적잖았다. 한 초선 의원은 “대통령 탄핵 사태와 후보 교체 파동이 겹쳤는데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벌어진 2017년 대선과 비교해 상당히 많은 득표를 한 것”이라고 했다.
당심 반영 비율이 높은 건 옛 친윤계인 주류 의원들로부터 주로 지지를 받고 있는 장동혁 의원에게도 유리한 부분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의 불출마로 김 전 장관과 장 의원의 양강 구도가 더 짙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찬탄 진영에선 ‘개혁 연대’ 구성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개혁파 중에선 4선의 안철수 의원과 6선의 조경태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재선 의원은 “쇄신을 요구하는 당원 중에서 한 전 대표를 지지한 경우가 많았다”며 “당심을 결집하기 위해 후보 간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한국사 강사 출신의 전한길씨 입당을 계기로 당내 ‘극우화 우려’가 커진 것도 찬탄 진영에선 유리한 요인이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10%대로 곤두박질치고 혁신위원회 활동도 사실상 좌초하는 등 당이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쇄신을 요구하는 당원의 요구가 커질 수 있어서다. 특정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만큼 찬탄 후보가 2위권 안에만 올라가면 결선에서 뒤집기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전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김용태·김재섭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당 개혁파들이 쇄신파 후보를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설지 여부도 관건이다. 당장 오 시장은 24일 안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갖고 당권에 힘을 싣기도 했다. 한 전 대표도 이달 들어 안 의원, 유 전 의원을 각각 만나 당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다만, 혁신 연대의 실제 파급력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모래알 연대”라는 시선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대선 경선 때도 ‘반탄 대 찬탄’ 구도가 형성됐지만 찬탄 진영에선 각자도생 분위기가 형성되며, 김 전 장관이 최종 후보가 됐다. 한 전 대표 측 신지호 전 의원은 25일 MBC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가) 특정인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당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며 강성 보수 지지층이 중심이 된 상황”이라며 “개혁 연대를 바라는 당원의 투표율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이기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왼쪽)이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다 당대표 출마 선언을 위해 소통관을 찾은 조경태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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