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가 바꾼 콜라맛…"단맛 질 다르다" 소비자 입맛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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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9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콜라가 담긴 잔을 들고 건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콜라 사랑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콜라 제조에 미국산 사탕수수 설탕을 쓰겠다고 선언하면서, ‘멕시코산 콜라 vs 미국 콜라’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실제 이 둘의 맛이 다르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검증하기 위해 블라인드 시음 실험을 진행했다고 지난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실험은 총 6명이 참가해, 멕시코산 콜라와 미국산 콜라를 구분해 마시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들 중 5명이 멕시코산 콜라를 정확히 맞췄고, 대부분은 “단맛의 질이 다르다”고 응답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 특유의 깔끔한 단맛이, 고과당 옥수수시럽을 사용한 미국산 제품과 비교해 “덜 텁텁하고 깔끔하다”는 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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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식료품점에 멕시코산 코카콜라 병이 진열되어 있다. AP=연합뉴스

두 제품의 결정적 차이는 단맛의 원료다. 멕시코산 콜라는 사탕수수 설탕을, 미국산 콜라는 고과당 옥수수시럽을 사용한다. 또 다른 차이는 포장 용기다. 멕시칸 콜라는 전통적으로 유리병에 담겨 있어 탄산 보존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미국산은 플라스틱병이나 캔 제품이 많다.

과학자들은 “영양학적 차이는 거의 없다”고 선을 긋지만, 소비자 입맛은 분명한 차이를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는 “둘 다 본질에서 과당과 포도당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제품마다 농도가 다르지만, 설탕과 매우 유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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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월 1일(현지시간) 브라질 자카레지뉴의 사탕수수 밭.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코카콜라가 미국 내 콜라 제품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자(MAHA)’를 슬로건으로 내건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은 옥수수 시럽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트럼프의 발표는 자국산 사탕수수 산업 육성과 외국산 설탕 의존 탈피를 목표로 한다. 이는 미국 내 농업 보조금 체계 및 옥수수 산업 보호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정부 보조금을 받는 옥수수 시장 산업의 핵심 부산물이다. 아이오와와 일리노이주 등 중서부의 농업 로비와 직접 연결된다. 반면 사탕수수 설탕은 플로리다와 루이지애나주나 브라질 등 수입산에 의존한다. 이 업계는 전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진 않지만, 이번 발언으로 포섭 가능성이 있단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탕수수 설탕을 대량 도입하려면 멕시코산 수입 억제와 관세 인상 등이 뒤따라야 하고, 이는 곧바로 미국 내 콜라 가격 상승과 옥수수 농가 반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번 발표가 단지 정치적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펩시와 코카콜라 등 대기업 길들이기에 나섰단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읽은 걸까. 코카콜라는 22일 “사탕수수 설탕으로 만든 새로운 콜라를 출시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펩시 역시 새로 출시한 제품인 프리바이오틱 소다에 사탕수수 설탕이 포함돼 있다고 CNN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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