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관세협상 중단" 압박에, 태국 "캄보디아와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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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골프장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 외교’ 카드로 관세협상을 활용하고 있다.
태국 정부가 캄보디아와의 무력 충돌 사흘 만인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협상 중단’ 압박에 휴전 협정을 체결하겠단 뜻을 밝혔다. 태국 외교부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캄보디아와의 휴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가능한 한 빨리 평화적 해결을 위한 양자 대화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휴전을 압박한 직후에 나온 발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서 “양측이 즉시 만나 신속하게 휴전하고 평화에 도달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투가 끝나기 전까지 미국은 무역 협상을 계속할 수 없다”며 “휴전이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7일(현지시간) 태국과 국경을 접한 캄보디아 북부 오다르 민체이 주에서 캄보디아 군인들이 러시아산 BM-21 로켓 발사기를 장착한 트럭을 타고 있다. AFP=연합뉴스
태국은 당초 “캄보디아가 먼저 적대 행위를 멈춰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조건부 입장을 고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자 입장을 선회했다. 앞서 미국은 태국에 3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였고, 이를 피하기 위해 협상 중이었다. 캄보디아 역시 동일한 관세를 부과받고 협상 중이지만, 아직 휴전에 대해선 입장을 내진 않았다.
만약 양국 간 휴전 협정이 체결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외교에서 과거 인도-파키스탄(5월), 이스라엘-이란(6월) 간 무력 충돌 중재에 이은 세 번째 성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23일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 및 이란의 제한적 반격 직후, 트루스소셜에서 이란·이스라엘 휴전을 선언하며 “내가 직접 중재하지 않았다면 두 나라가 처참한 전쟁에 휩싸였을 것”이라고 했다. 또 지난 5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 충돌 이후엔 “내가 두 나라 정상과 직접 소통했고 평화가 찾아왔다”며 “내가 없었다면 핵전쟁까지 갈 뻔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방식이 국제법적 정당성이나 중립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있지만, 단기간 내 군사 충돌을 중단시키는 효과는 분명히 입증되고 있다고 봤다.
“태국-캄보디아, 미국과 중국의 대리 충돌 양상”
국경을 맞닿은 이웃 국가인 태국과 캄보디아는 지난 5월 말 태국 북동부 우본라차타니주 남위안 지역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소규모 교전으로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숨진 뒤 지속해서 갈등을 빚었다.
특히 지난 24일부터 사흘 동안 전투기까지 동원한 무력 충돌이 빚어지면서 교전 확대가 우려됐다. 양측은 이날까지 태국 측 민간인 14명·군인 6명 등 총 20명 사망, 60여명 부상, 캄보디아 측 민간인 8명·군인 5명 등 13명 사망, 70명 부상 등의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망자 규모는 2008∼2011년 국경 분쟁 당시 주요 교전 희생자 28명을 넘어섰다고 AFP 통신이 평가했다. 피란민도 16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태국 수린 지역에서 태국 포병대가 캄보디아 국경 지대를 향해 포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충돌을 두고 CNN은 “태국은 미국의 동맹국, 캄보디아는 중국과 긴밀한 군사 협력 관계를 가진 국가”라며 “미국과 중국의 대리 충돌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태국의 현역 군인은 약 36만 명으로 캄보디아의 3배에 달하고, 스웨덴산 그리펜 전투기와 미국산 F-16 전투기를 보유하는 등 동남아 최고 수준의 공군력을 자랑한다. 태국은 1954년부터 미국의 조약 동맹국이자 ‘주요 비(非)나토 동맹국’으로 매년 다국적 연합 군사훈련인 ‘코브라 골드’를 미국과 공동 주최한다. 반면 캄보디아는 중국의 지원을 받는 해군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중국과 ‘골든 드래곤’이라는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상군 장비에서도 구소련과 중국제 구형 모델을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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