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투수로 7이닝 역투, 타자로는 10회 결승타…‘예비 텍사스맨’ 김성준, 이름값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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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 3학년 김성준. 지난 5월 텍사스와 계약한 김성준은 27일 열린 대통령배 경북고와의 16강전에서 투수 겸 타자로 활약하며 5-4 승리를 이끌었다. 고봉준 기자
지난 5월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한 ‘이도류 유망주’ 김성준(18·광주일고 3학년)이 마운드와 타석에서 자신의 가치를 마음껏 뽐냈다. 빛나는 역투와 짜릿한 결승타로 극적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김성준은 27일 경북 포항구장에서 열린 제5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경북고와의 16강전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7이닝 1실점(무자책점)으로 호투해 5-4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2-2로 맞선 10회초 1사 2, 3루에서 2타점 결승타를 때려내며 공수 맹활약을 펼쳤다. 이날 승리로 8강행 티켓을 따낸 광주일고는 같은 날 물금고를 8-0으로 물리친 휘문고와 29일 준결승 진출을 놓고 다툰다.
1회 수비 실책으로 선취점을 뺏긴 광주일고는 경기 막판까지 0-1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회 2사 1, 3루에서 김선빈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9회 1사 2, 3루에선 이로화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기록해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경북고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9회 2사 2루에서 권현규가 우중간 2루타를 때려 2-2 균형을 맞췄다.
정규이닝으로 승부를 보지 못한 광주일고는 연장 승부에서 다시 힘을 냈다. 무사 1, 2루 승부치기로 시작된 10회 공격에서 유범교가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댔다. 이어 김성준이 내야를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4-2로 도망갔고, 김선빈의 우중간 3루타 때 김성준이 홈을 밟아 리드를 3점으로 벌렸다. 경북고는 10회 공격에서 2점을 따라갔지만, 끝내 동점을 만들지는 못했다.
이날 경기의 주역은 역시 김성준이었다. 평소처럼 투타 겸업을 맡은 김성준은 7이닝 동안 102구를 던지며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1실점(무자책점)으로 호투했다. 또, 3번 타순에선 8회까지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하다가 10회 찬스에서 결승타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모두 수훈을 올렸다.
직구 최고시속 152㎞를 기록한 김성준은 “오늘 경기가 타이트하게 흘러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 투수로서도 나름 내 할 일을 하고, 타자로도 중요할 때 결승타를 쳐서 기쁘다. 경기가 끝나고 나니까 오늘의 무더위가 실감이 날 정도로 하루 종일 긴장했다”면서 “고등학교 3년 동안의 최고 성적이 지난해 대통령배 4강이다. 올해에는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활약하겠다”고 했다.
김성준은 지난 5월 텍사스와 계약금 120만 달러(약 16억8000만원)로 계약했다. 9월 예정된 2026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이 유력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빨리 이루기 위해 예상보다 빨리 계약서 도장을 찍었다.
공교롭게도 광주일고는 서재응(48)과 김병현(46), 최희섭(46) 등 걸출한 빅리거들을 많이 배출한 전통의 명가다. 김성준은 “최근에도 김병현 선배님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선배님께서 ‘지금부터 몸을 잘 만들어 미국에서 네 기량을 발휘하라’고 해주셨다”면서 “미국도 미국이지만, 일단 이번 대회에서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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