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폭염 피하고, 공짜밥에 상담까지…편의점이야? 복지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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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대피, 상담, 실종 예방….

요즘 편의점에서 가능한 일들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최대 수혜처인 편의점 업계가 지역 밀착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소비쿠폰이 풀리면서 이용객이 급증한 이 시기를 편의점 고객 접점을 넓힐 적기로 보고 있다.

27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 전국 점포를 누구나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폭염 대피소'로 운영한다. 일부 점포가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이런 역할을 해왔지만, 전사 차원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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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편의점은 전사 차원에서 전국 지점을 목표로 '폭염 대피소'를 운영한다. 사진 BGF리테일

CU 관계자는 "편의점 출입구 등에 부착 가능한 '폭염 대피소' 안내문을 전 점포에 배포했다"며 "가맹점주들의 자발적 동참이 필요하지만, 전국 1만8500여 전점 지정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많은 고객에게 공익적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매출 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어 1석 2조"라고 덧붙였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23일 대구시와 함께 GS25 대구시티센터점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했다. 또 이마트24는 지난해부터 서울 점포 900곳에서 이동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한 '동행 쉼터'를 올해 경기·인천의 일부 점포들로도 확대했다.

편의점들이 이처럼 폭염 대피에 점포들을 적극 개방하는 건 낮 기온이 37도 안팎까지 치솟는 극한 폭염도 영향을 끼쳤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7월 25일까지 누적 온열 질환자는 총 21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1명의 2.5배 수준이다.

편의점들은 폭염 대피뿐 아니라 다양한 공익활동을 펼치고 있다. GS25는 지난 4월부터 인천시와 함께 지역 점포 12곳에서 '청년 마음으로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고립·은둔 청년들이 QR코드를 찍으면 우울·외로움 등을 자가검사할 수 있고, 전문가의 대면·전화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자가검사 129명, 전화 상담은 29명이 이용했다고 GS25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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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CU 편의점에서 점주 이시원씨가 공짜밥을 담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지난 2일 광주시와 협약을 맺고 편의점 직원들이 아동 학대를 조기 발견·신고하기로 했다. CU는 지난 2017년부터 길 잃은 어린이, 치매 환자 등을 전국 점포에서 안전하게 보호하는 실종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지금까지 209명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강남구 신사동의 한 CU 편의점은 점주가 라면 하나를 사는 고객에게 밥·계란 등을 무료로 줘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국 5만5000여 점포에 달하는 편의점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익 활동을 늘리는 건 지역사회를 위해서도, 마케팅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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