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추가 국시까지 ‘3종 특혜’에도 의대생들 “인턴기간 단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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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들이 제안한 의대생 복귀 방안을 수용함에 따라 1년5개월 이상 수업을 거부해 온 의대생이 돌아올 길이 열렸다. 하지만 교육과정을 6년에서 5년6개월로 압축하고, 학칙을 바꿔 유급 불이익을 없애고,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추가 시행하는 ‘3종 특혜’에 대한 비판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오는 2학기 복귀하는 의대생 8000여 명 중 본과 4학년은 2026년 8월, 본과 3학년은 2027년 2월 또는 8월, 본과 2학년은 2028년 2월, 본과 1학년은 2029년 2월에 졸업한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등의 제안을 정부가 수용한 결과다.

김영옥 기자
이날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2026년 8월 졸업하는 본과 4학년, 2027년 8월 졸업 예정인 본과 3학년을 위해 의사 국시를 추가 시행할 계획이다. 의사 배출 공백을 고려한 조처다.
다만 복지부 관계자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인턴 수련 기간 단축, 졸업 전 인턴 수련 허용엔 “다른 특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의사 국시와 수련 일정상 지난 4월 복귀한 본과 4학년은 내년 3월 인턴, 2027년 3월 레지던트 과정에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2학기 복귀 인원은 2027년 하반기에야 레지던트를 시작한다.
이 때문에 2학기 복귀 의대생 사이에선 먼저 복귀한 학생이 레지던트 자리를 채우면, 자신들이 지원할 하반기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로 대표되는 비인기·필수의료과 위주로 모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때문에 지역의사회 등엔 “졸업 전 인턴 수련을 가능하게 해달라”는 의견이 전달됐다. 면허 없이 인턴을 하게 해달라는 요구다. 이와 관련, 수도권의 한 의대 교수는 “국시 추가 시행도 세금 수십억원이 투입되는 특혜인데, 수련의 질을 훼손하는 요구는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대학가에선 교과과정 압축, 교수 인력 부족에 의한 수업의 질 하락 우려가 나온다. 경희대는 28일부터 2학기에 복귀하는 예과 1·2학년, 본과 1·2학년에게 사전 녹화된 동영상 강의를 6주간 온라인 수강하라고 공지했다. 정승준 한양대 의대 교수는 “내년 2월 정상 진급하려면 하루 10~12시간씩 동영상 강의를 틀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학칙 개정을 통해 학년제 과정을 학기제로 바꿔 유급에 따른 불이익을 없애는 조치는 타과생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 청원란에 오른 ‘의대생·전공의 복귀 특혜 부여 반대에 관한 청원’엔 이날 오후 현재 7만30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안상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대표는 “특혜성 조치를 기대하고 돌아온 의대생이 우대받는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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