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외 선물 투자리딩으로 큰 수익”…181명에게 207억 가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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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관련 유튜버들에게 종목 정보를 문의한 사람들의 연락처를 사들인 뒤 이들에게 허위 선물거래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해 200여 억원을 빼돌린 일당이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투자 리딩방 일당 43명을 검거해 총책인 20대 A씨 등 13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조직적 체계를 갖추고 역할을 분담해 범행했다고 판단해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혐의도 적용했다. 지난 4월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이들이 운영하는 서울 소재의 사무실 5곳 등을 압수 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벌여 A씨 등을 차례로 검거했다.

A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해외 선물 투자리딩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181명으로부터 20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나스닥 선물지수 등 해외선물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볼 수 있고, 선물 거래에 필요한 증거금은 회사에서 대납해주겠다”며 속인 뒤 투자금을 가로채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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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유튜브 방송으로 피해자 정보를 입수, 범행에 사용한 투자 리딩방 사기 범죄 조직원을 사무실에서 검거하고 있다.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찰 수사결과 이들은 투자 관련 유튜버들이 종목 추천 문의를 받으며 수집한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구매해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어 여러 개의 허위 계정을 동원해 자신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으로 대상자를 초대한 뒤, 실제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허위 인증 글을 올렸다.

유튜버에 넘긴 연락처로 접근해 투자사기  

이후 대상자가 관심을 보이면 1대 1 대화방으로 초대한 뒤 “입회비와 종목비를 받지 않고, 증거금도 회사에서 대납해주겠다”며 허위 선물거래 프로그램 설치를 유도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실제 선물 거래 시장의 차트가 보이고, 투자금을 입금하면 거래소 화면에 반영도 되게끔 꾸몄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 가짜 프로그램이었다.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은 대포계좌로 입금된 뒤 다른 대포계좌로 전송됐다.

A씨 등은 피해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조직원들이 속한 단체 대화방에서 퀴즈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것처럼 꾸며 대상자가 당첨되도록 한 뒤 수십만원 상당의 허위 선물 거래소 포인트를 미끼로 지급하기도 했다. 이후 투자를 통해 수익이 날 경우 일부를 출금해주며 투자 금액을 늘리도록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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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유튜브 방송으로 피해자 정보를 입수, 범행에 사용한 투자 리딩방 사기 범죄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대포폰.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손실이 날 경우 이를 만회할 만한 큰 수익을 내주겠다며 재투자하도록 했다. 한 피해자의 경우 보유 자산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까지 동원하며 17억원을 사기당하기도 했다.

A씨는 지인 등 4명이 범행을 시작했다가, 사기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원을 추가 채용하는 식으로 몸집을 불려 온 것으로 조사됐다. 총책과 팀장, 부팀장, 팀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계좌 관리와 모집·기망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허위 프로그램은 외국의 범죄 조직으로부터 입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외국 조직과 더불어 이들에게 피해자 연락처를 넘긴 유튜브 운영자 등 추가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투자 관련 유튜브 방송 등을 쉽게 믿고 개인정보를 보내 범죄조직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인터넷 사이트 또는 링크를 통해 인증받지 않은 프로그램을 스마트폰에 설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해 수익 인증을 하며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는 사기 범죄 가능성이 높으니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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