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산지대 태백도 '폭염 특보'…더위 피할 곳, 한라산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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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광주 북구 옛 중흥2동 행정복지센터 철거현장에서 노동자들이 휴식시간을 이용해 물을 마시며 더위를 쫓고 있다. 뉴시스

중복을 하루 앞둔 29일 절정에 이른 폭염이 전국을 집어삼켰다. 밤에도 높은 습도로 인해 초열대야 수준의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도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강원 태백시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에어컨이 필요 없는 도시’로 알려진 태백은 지금까지 내륙에서 폭염특보가 내려지지 않았던 유일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날 태백시의 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으면서 폭염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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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1시 현재 폭염특보 발효 현황 및 일 최고체감온도 분포. 기상청 제공

현재 183개 육상 기상특보 구역 중 161곳(88%)에 폭염경보, 20곳(11%)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폭염특보가 발령되지 않은 곳은 제주 한라산이 유일하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일 때 발표된다.

실제로 이날 전국의 낮 체감온도는 대부분 35도를 웃돌았다. 오후 1시 현재 서울은 최고 체감온도는 35.4도를 기록했고, 경기 여주시 가남읍은 37.9도, 파주시 탄현면은 37.4도로 38도에 육박하는 극한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밤사이에도 높은 습도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전국 대부분에 열대야(최저기온 25도 이상)가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27.6도였지만, 체감온도는 29.4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초열대야(최저기온 30도 이상)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밤새 이어졌다.

이렇게 한증막에 있는 것 같은 무더위가 이어지는 건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기온과 습도를 모두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반기성 케이클라이밋 대표는 “기후적으로 중복인 7월 말부터 말복인 8월 초 사이가 우리나라가 가장 더운 시기”라며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 때문에 습도가 높아서 밤에도 기온이 잘 떨어지지 않고, 해안 지역의 경우 초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온열질환 급증 “습도 50% 이하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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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건설노조 폭염 실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폭염은 물을 먹으면 더 위험해진다. 보통 습도가 10% 오르면 체감온도는 1도 상승한다. 또, 습도가 높으면 대기에서 몸에 있는 수증기를 잘 뺏어가지 않아 땀 배출이 어려워지고, 열 스트레스가 증가한다. 낮에 데워진 열이 밤에 잘 식지 않아 열대야도 자주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밤낮 없이 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된 지난 22일부터는 매일 100명 안팎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누적 환자 수도 27일까지 2454명에 달했다.

습한 폭염에 대응하려면 온도만큼이나 습도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인간이 느끼는 가장 쾌적한 온도와 습도는 26~28도에 4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컨이나 제습기 등을 활용해 실내 습도를 50% 이하로 유지하는 게 좋다.

또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하고, 외출 시에는 헐렁하고 밝은 색깔의 가벼운 옷을 입어야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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