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단거리의 간판 황선우(22·강원도청)가 간발의 차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4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9일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ｍ 결선에서 4위에 머물러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는 황선우. AFP=연합뉴스

황선우는 29일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 아레나에서 열린 2025 세계수영연맹(WA) 세계선수권 경영 남자 자유형 200ｍ 결선에서 1분44초72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1분43초53)가 금메달을 차지해 이 종목 최강자 위상을 재확인했고,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루크 홉슨(미국·1분43초84)이 은메달을 가져갔다. 일본의 18세 수영 '신성' 무라사 다쓰야는 황선우보다 0.18초 빠른 1분44초54의 기록으로 깜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지난해 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서 1분44초7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디펜딩 챔피언'이다. 2022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 2023년 일본 후쿠오카 대회 동메달에 이어 한국 수영 선수 최초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올랐다. 올해는 그 기록을 '4회 연속'으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품고 싱가포르로 향했지만, 최종 4위에 머물러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 선수의 세계수영선수권 개인 종목 최다 메달 도전도 무산됐다.

29일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ｍ 결선에서 역영하는 황선우. AFP=연합뉴스

황선우에게 이번 대회는 1년 만에 찾아온 '명예 회복' 기회였다. 그는 지난해 7월 파리 올림픽에서 준결선을 최종 9위로 마쳐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강력한 메달 후보였던 그가 3년간 올림픽만 바라보고 칼날을 갈았는데,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그 칼을 채 휘둘러 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황선우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당시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았다. 전날(28일) 오전 예선을 8위로 마친 뒤 같은 날 밤 치른 준결선을 2위로 통과했다. 준결선 기록은 올 시즌 그의 베스트 기록인 1분44초84. 황선우가 결선이 아닌 준결선을 1분44초대로 마친 건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이후 처음이었다.

황선우는 결선에서도 초반부터 힘을 쏟아부었다. 5번 레인에서 스타트를 끊은 그는 첫 50ｍ 구간을 23초96에 주파해 1위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100ｍ 지점에서 50초76를 기록해 5위로 처졌고, 150ｍ 지점도 1분17초89로 턴해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황선우는 마지막 50ｍ 구간을 26초83으로 스퍼트해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