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 자녀’ 강제하던 중국, 이젠 육아수당 주며 “아기 낳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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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인구가 감소하며 인구절벽 위기에 놓인 중국이 내년부터 육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만3세까지 자녀 1인당 매년 3600위안(약 69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육아보조금 제도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올해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내년부터 3년간 총 1만800위안(약209만원)의 육아수당을 받게 된다. 가구당 최대 3명까지 신청 가능하다. 중국 당국은 매년 2000만 가구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육아 보조금 제도에 대해 “한국의 육아수당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구가 급증하던 1978년 출산억제 차원에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두 자녀’(2016년), ‘세 자녀’(2021년)를 허용했지만 출산율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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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

2022년 중국 출생아 수는 956만 명을 기록한 이후 3년 연속 1000만 명을 밑돌고, 전체 인구도 2022년 14억1175만명으로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서서 3년 연속 줄었다.

중국 정부는 출산율 반등을 위해 출산 장려금 지급, 육아 수당 지원, 주택 구매 보조금 등의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인 청년층에선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자신들이 마지막 중국인이 될 거란 뜻에서 ‘최후 일대(最后一代·마지막 세대)’가 유행이라고 한다. 최후 일대는 2022년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격리시설에 끌려가길 거부한 중국인 부부에게 경찰이 “처벌을 받게 되면 3대가 고통 받을 것”이라고 하자, 이들 부부가 “우리가 마지막 세대다. 고맙다”고 응수한 데서 나온 유행어다.

젊은이들은 다음 세대를 낳을 수 없어 자신들이 마지막이 될 거란 의미로 최후 일대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중국 인터넷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중국 정부는 곧 인터넷에서 금지어로 지정했다.

중국 저출산의 원인으로 통제 위주의 정부 정책, 성과를 짜내기 위해 직원을 혹사하는 기업 환경이 지목된다. 미국 싱크탱크 아시아 소사이어티는 ‘최후 일대’와 함께 자신들을 ‘부추’에 비유하는 표현이 중국 청년층에서 유행한 데 주목했다. 기득권 세력이 잘라도 쉽게 자라는 채소인 부추를 대하듯 청년들을 착취한다는 걸 빗댄 자조적 표현이다.

출산율 하락은 중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치원생은 2020년 4800만 명에서 2024년 3600만 명으로 4년 만에 1200만 명이 줄어들었다. 2021년 29만 개였던 유치원 숫자도 2023년 25만 개로 줄었다. 일부 유치원은 침대 등을 구비해 요양원 등으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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