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병상가동률 꼴찌' 성남의료원 위탁 요청에…복지부 20…
-
9회 연결
본문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기간인 지난 6월 2일 성남시의료원 앞에 위치한 주민교회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 성남시 요청과 관련, 보건복지부가 1년 8개월째 침묵하고 있다. 복지부는 위탁 여부 결정이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 최근까지 "위탁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 연구 결과가 끝나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설명해왔지만 해당 연구 보고서는 이미 지난해 연말 제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해 4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지방의료원 운영방식 변경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의뢰했고, 보고서는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30일 제출됐다. 복지부는 올 3월 언론에 "연구 용역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는데, 이미 용역 보고서가 나와있는 상태였던 것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2010년 성남시장 때 건립을 추진한 공공의료시설이다. 이 의료원의 병상 가동률은 2024년 기준 36.5%로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중 최하위다. 2020년 개원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의료 손실은 2417억원에 달한다. 성남시는 이런 경영난을 타개하고자 의료원 위탁운영안을 마련해 2023년 11월 복지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지방의료원법에 따라 위탁 운영 관련 사항은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다.

30일 이용객이 없어 폐쇄 중인 성남시의료원 병동. 채혜선 기자
보고서는 성남시의료원의 의료수익 의료이익률(순수한 의료 이익)은 -120.3%로 비교 대상 중 가장 낮다고 지적했다. 2023년 의료 손실은 513억9300만원으로, 유사 규모 의료원(215억4300만원)의 두 배 이상이었다.
보고서는 "2차 종합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운영체계 개선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위탁 여부에 대해선 "공공병원의 경영 효율성과 지역 내 공공의료 제공 간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복지부가 보고서를 받아들고도 7개월간 결정을 미루는 사이 의료원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김영옥 기자
기자가 이날 찾은 성남시의료원은 12개 병동 중 6개 병동이 불이 꺼진 채 개점휴업 상태였다. 환자 수가 적다 보니 전체 509병상 중 실제 가동 중인 병상은 299병상에 그쳤다. 오전 11시쯤 100석 규모의 접수·수납센터엔 환자 1명만 앉아있었다.
성남시는 "신청 뒤 1년 8개월간 복지부가 승인을 통보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구 용역이 지난해 말 종료됐는데도 승인을 위한 절차, 기준, 정책 결정 방식조차 확정되지 않은 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30일 이용객이 없어 폐쇄 중인 성남시의료원 병동. 채혜선 기자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그간 대선도 있었고, 장관도 바뀌었다"며 "장관에게 보고하고 필요한 절차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선 성남시의료원이 이 대통령의 상징적인 치적인데다, 현 정부 공공의료 강화 기조에 따라 위탁 승인이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명옥 의원은 "복지부가 권력 눈치를 보느라 위탁 운영 검토를 미룬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