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계, 관세 타결에 “불확실성 해소 환영”…“추가 투자 해야 하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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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31일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자 재계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수출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유럽연합(EU)·일본과 같은 15% 상호관세를 적용받아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논평을 내고 “경제계는 대미 통상 협상 타결을 환영한다”며 “이번 합의를 계기로 한·미 경제 협력을 포함한 양국 관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계는 “이번 합의는 수출 환경 불확실성 해소는 물론,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주요국과 같거나 더 좋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며 “양국 간 산업협력 고도화를 위한 펀드는 우리 기업들이 조선,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 미국 및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기업 관련 법안이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신중한 검토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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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미 관세협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이날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후 발표될 반도체·의약품 등 품목 관세에 대해서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

이날 경제 8단체가 개최한 ‘위기의 한국경제 진단과 과제’ 세미나에서는 협상 타결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주제 발표를 맡은 강태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 이후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오늘 발표된 내용까지 총 4500억 달러 규모”라며 “기업 투자라는 성장 엔진이 국내가 아닌 미국으로 이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가 국내 입장에서는 투자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미국의 추가 투자 요구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번 합의로 조성될 3500억 달러 펀드 가운데 1500억 달러는 조선 협력 펀드이고, 2000억 달러는 반도체·원전·2차전지·바이오 등에 대한 대미 투자펀드로 구성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펀드에서) 직접투자 비율은 높지 않을 것이고, 대부분이 대출과 보증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2000억원 펀드는 금융 패키지 위주라서 기업들은 정상회담에 대비해 따로 ‘투자 보따리’를 내놓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미국과의 산업 협력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미투자 기업 관계자는 “미국 현지 공장을 위한 투자를 이미 진행 중인 기업이 많은데, 새로운 공장 투자를 원한다면 상당히 부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세 협상의 큰 틀은 타결됐지만, 향후 조건과 방식을 구체화하는 과정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처럼, 진짜 국익은 앞으로 후속 논의 과정에서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우리 기업의 미국 내 경영환경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앞으로의 협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원유 등 에너지를 1000억 달러 수입하기로 한 데 대해 업계에선 “크게 무리 없는 규모”라는 반응이 나온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LNG의 경우 한국가스공사가 중동산 수입을 미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고, 원유는 이미 미국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이라며 “민간 기업들도 업체별 상황에 따라 미국산 에너지의 경제성을 따진 뒤 수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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