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지방 더 많이 지원하겠다"…취임 후 첫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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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국 광역단체장과 만나 “균형발전은 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닌 국가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수도권 일극 체제가 한때는 매우 효율적인 국가 성장 발전전략이었지만 지금은 성장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돼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시·도지사들을 향해 “지역에 필요한 가장 효율적인 발전 전략이 무엇인지 제시를 해주시면 저희가 가급적 그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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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비롯한 정부 정책의 지방 우선 배려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소비쿠폰 지급으로 명백하게 보여준 것처럼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더 많은 지원의 효율성, 균형을 조금이라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이번 정책으로 나름 실현해 봤다”며 “앞으로 국가 정책 결정이나 예산 배정·배분에서도 이런 원칙을 최대한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찬을 포함해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10분가량 진행됐다. 당초 오후 1시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40분을 초과해 진행된 것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오찬 직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전국 시·도지사의 의견을 거의 전부 청취했다”며 “앞으로도 분기별로 면담이 있을 것이다. 다음 면담을 기약하면서 자리가 정리됐다”고 전했다. 간담회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김경수 지방시대 위원장,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포함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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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박형준 부산시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날 이 대통령과 광역단체장들은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 ▶소비쿠폰 지급 및 집행 촉진 방안을 두고 함께 머리를 맞댔다. 일부 시·도지사는 소비쿠폰 재원 분담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큰 정책을 추진할 때에는 사전에 지자체와 정부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소비쿠폰 국비 지원 비율이 다른 지자체는 90%인 반면 서울시는 75%여서 서울시 재정에 부담이 크다는 얘기였다.

지난달 30일(미국 현지시간)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결과도 화젯거리였다.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첨단 산업이 도내에 집중돼 관세 협상이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협상이 잘 타결돼 기쁘다”(김영환 충북지사)거나 “자동차는 숨통이 트였고 조선은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면서 울산 시민들이 정말 기뻐하고 있다”(김주경 울산시장)는 등 호평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이철우 경북 지사는 “전임 정부가 12·3 계엄 이후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에 손을 놓는 바람에 경주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고 있다”며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잘 설득해 ‘하노이 빅딜’에 버금가는 ‘경주 빅딜’이 나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인 유정복 인천시장(국미의힘 소속)은 이 자리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을 제안했다. 유 시장은 “지방 분권의 정신을 헌법에 포함하는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중앙 정부에 집중된 자치조직권, 인사권, 조정권 확립 권한을 합리적으로 지방 정부에 과감하게 이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지방이 더 많은 자치권을 갖고 예산에서 더 자주적인 힘을 밝휘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 대통령께 포천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지정해 주실 것을 건의드렸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 대통령, 4일부터 닷새 여름 휴가…저도에서 정국 구상할 듯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하계 휴가를 보낸다”며 “주말인 2일부터 거제 저도에 머물며 정국 구상을 가다듬고 독서와 영화 감상 등으로 재충전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첫 휴가지로 찾는 저도는 ‘바다의 청와대’란 뜻의 대통령 별장 청해대가 있는 곳이다. 역대 대통령 역시 이 곳을 휴가지로 즐겨 찾았다. 이번 휴가는 취임 두 달 만에 맞는 재충전의 시간이자 한·미 정상회담 준비 기간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관세 협상 타결 직후 2주 이내 한·미 정상회담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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