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발 세척장 수도꼭지마저 뗐다…요즘 강릉은 물 없어 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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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공중화실장 앞에 있는 발 세척장의 수도꼭지가 제거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물 절약 위해 발 세척장 수도꼭지 제거 

여름철 대표 피서지인 강원도 강릉시의 가뭄이 해갈되지 않아 비상이 걸렸다.

1일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공중화장실 앞에 있는 발 세척장의 수도꼭지가 제거된 상태였다. 바로 옆에 설치된 2개의 수도꼭지에선 물이 나왔는데 수돗물이 아닌 바닷물이었다.

장모(42ㆍ여)씨는 “차로 이동해야 해 발을 씻긴 했는데 바닷물이어서 찝찝하다”며 “사람이 많은데 수압도 약해 모래를 씻어내는데 꽤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인근에 설치된 샤워장 입구엔 ‘강릉시의 물 부족 상태 예방을 위해 샤워시간 단축(5분 이내)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샤워장을 관리하는 직원은 “비가 안 와서 물이 많이 부족하니 샤워를 빨리 끝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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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 샤워장에 물 절약을 독려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공공수영장 무기한 휴장 

강릉시 공공수영장 3곳은 가뭄 장기화로 지난달 14일부터 무기한 휴장에 들어갔다. 피서철 문을 열려고 했던 대형 실내 물놀이장 개장도 무기한 연기됐다. 또 공공시설들도 물 절약에 들어가 강릉시청은 화장실의 수압을 절반으로 낮췄다.

강릉시 관계자는 “물을 여유 있게 쓰려면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최소 40% 이상이 돼야 하는데 지금 30% 수준이라 제한 급수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물 절약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릉지역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현재 저수율은 30.8%다. 평년 같은 기간의 67.4%, 지난해 같은 기간 52.7%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오봉저수지는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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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강릉아레나 수영장 입구에 물 부족으로 인한 무기한 임시휴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저수율 25% 떨어지면 제한급수 불가피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지난달 14일 26.7%까지 떨어졌다. 이후 며칠간 비가 내리면서 23일에 36.7%까지 올라갔으나 다시 폭염이 지속하면서 물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오봉저수지의 경우 물이 부족하지 않을 땐 매일 생활ㆍ농업용수를 각 10만t씩 공급한다. 하지만 지난 6월 초부터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농어촌공사 강릉지사 측은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을 대폭 줄였다. 6월엔 이틀 급수하면 이틀은 단수했고, 지난달부턴 이틀 급수에 사흘 단수로 공급량을 더 축소했다.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25% 미만으로 떨어지면 강릉지역 생활용수 제한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경포해수욕장 공중화장실엔 저수율이 25% 미만으로 떨어지면 폐쇄하겠다는 안내문도 붙었다.

김인열 농어촌공사 강릉지사 오봉 지소장은 “현재 강릉시에서 공공수영장 휴장 등 다양한 물 절약 캠페인을 하고 있다”며 “피서객과 시민들이 물 절약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물을 아껴 쓰면 이달 말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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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8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저수지 인근 도마천 일대가 바닥을 드러낸 모습. [뉴스1]

강릉지역 급수 지원 202t 달해 

한편 기록적인 폭염과 극심한 가뭄으로 도낸 곳곳에서 급수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도내 18개 시군 전역에 생활용수 456t, 축산농가 29t, 농업용수 15t을 지원했다. 지역별로는 강릉이 202t으로 가장 많았고, 화천 69t, 삼척 58t, 고성이 43t으로 뒤를 이었다.

김승룡 강원도소방본부장은 “폭염과 가뭄은 단순 기상이변을 넘어 생존의 문제”라며 “도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폭염과 가뭄, 안전 관련 대응체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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