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최동원의 후예' 경남고, 창단 첫 대통령배 우승…MVP는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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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원의 후예들'이 창단 후 처음으로 대통령배 정상에 올랐다.

2일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MVP로 선정된 경남고 조원우와 그에게 물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경남고 선수들. 포항=배영은 기자
경남고는 2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제5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휘문고를 4-3으로 꺾었다.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실점으로 역투한 3학년 투수 조원우(18)는 경남고가 배출한 첫 대통령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945년 창단한 경남고 야구부는 청룡기(9회), 황금사자기(7회), 봉황대기(2회) 등 다른 전국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한 전통의 야구 명문교다. 롯데 자이언츠의 영구 결번 레전드인 고(故) 최동원(11번)과 이대호(10번)가 모두 경남고 출신이다. 그러나 1967년 출범한 대통령배 대회에선 이상하리만치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준우승만 6차례(1973·84·86·92·98년, 2017년) 해낸 게 전부다.
경남고는 7번째 나선 올해 대통령배 결승전에서 마침내 묵은 한을 풀었다. 에이스 장찬희가 준결승전에서 공 105개를 던져 등판할 수 없었지만, 조원우와 신상연이 결승전을 함께 책임져 우승을 일궜다. 특히 조원우는 7이닝 동안 공 99개를 던지면서 8피안타 6탈삼진 3실점으로 역투해 결승전 승리 투수가 됐다. 6회말 2사 후 강습 타구에 몸을 맞아 옆구리에 시퍼런 멍이 들었지만, 7회말에도 자진해서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해 8회초 역전 드라마의 발판을 놓았다.
조원우는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무조건 대통령배는 우승하자'는 게 우리 목표였다. (직전 대회인) 청룡기를 8강에서 마무리하면서 '대통령배에서 내가 무조건 우승을 이끌고 MVP를 받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뜻을 이뤄 정말 기쁘다"며 "최동원, 이대호 선배님 같은 훌륭한 선수들이 거쳐간 학교에서 뛸 수 있다는 게 큰 영광이다. 우리가 대통령배 첫 우승을 차지한 멤버로 경남고 역사에 남게 됐다는 것도 뿌듯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우수투수상은 경남고 장찬희, 감투상은 휘문고 김요엘, 수훈상은 경남고 이호민, 타격상은 경남고 조동욱이 각각 수상했다. 제물포고 최민제는 최다타점상과 안타상을 석권했고, 최다득점상은 제물포고 이세율이 받았다. 최다홈런상은 서울고 부제원, 최다도루상은 성남고 백서진, 감독상은 경남고 전광열 감독에게 각각 돌아갔다.

2일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우승한 뒤 교가를 부르는 경남고 선수들. 포항=배영은 기자
경남고는 6회까지 휘문고에 끌려갔다. 1회초 이호민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1회말 2사 후 휘문고 김윤규에게 2타점짜리 중전 적시타를 맞아 곧바로 리드를 내줬다. 3회말에는 2사 만루에서 김윤규의 3루수 쪽 땅볼 타구를 파울로 판단하고 느슨하게 수비했다가 페어가 돼 1점을 더 주는 불운을 겪었다.
경남고는 4회초부터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2사 2루에서 오지성의 우중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7회초엔 2사 후 박보승의 좌중간 3루타와 이호민의 내야 안타로 1점을 보태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경남고가 승기를 잡은 건 8회초였다.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신지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휘문고 투수 김요엘의 1루 견제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1사 3루에서 오지성의 2루수 쪽 땅볼 타구를 휘문고 2루수가 놓치면서 신지우가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휘문고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사이드암 에이스 김요엘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공 104개를 던지며 8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지만, 경기 막판 잇단 실책으로 결승점을 내줘 아쉬움을 삼켰다.
30년째 모교 경남고를 이끌고 있는 전광열 감독은 "우리는 대통령배 우승 경험이 없는 팀이라 '도전자'의 입장으로 결승전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도중 지고 있을 때도 이상하게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불안하진 않았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선수들이 대견하고 고맙다. 늘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경남고 동문 분들께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안겨 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감격했다.
포항=배영은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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