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루 289㎜ 200년 만의 괴물비…벼락 1642번 '호남 공포의 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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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288㎜의 폭우가 내린 3일 전남 무안의 한 도로에서 빗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리고 있다. 뉴스1
호남 지역에 이틀 동안 역대급 폭우가 쏟아지면서 1명이 숨지고, 599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번 폭우는 광주·전남에 200년에 한 번 내릴법한 기록적인 비와 함께 1642회의 낙뢰가 치면서 시민들이 공포의 밤을 지새웠다.
4일 광주광역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5시30분 기준 광주·전남 지역에서 178세대, 236명이 대피했다. 또 폭우 여파로 광주·전남에서 각각 186건, 413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틀간 누적 강수량은 전남 무안이 289.6㎜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이어 전북 군산 어청도 240.5㎜, 전남 담양 196㎜, 광주 195.9㎜, 전북 남원 178.5㎜ 등 폭우가 쏟아졌다.
무안에는 시간당 142.1㎜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민 대피령과 함께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다. 무안 지역의 일 강수량과 시간당 강수량은 200년 빈도(2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의 역대급 폭우로 분류됐다.

지난 3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읍 침수된 도로에서 한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무안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 동안 289.6㎜의 많은 비가 내렸다. 뉴스1
극한 호우로 무안에서는 빗물이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리는가 하면, 도로가 물에 잠겨 주민들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중대본은 폭우 당시 무안에서 숨진 60대 A씨가 자연재난에 의한 인명피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전날 오후 8시5분쯤 무안군 현경면 한 하천 인근에서 물길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1시간 20여분 만에 80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A씨는 비가 쏟아지자 자신의 비닐하우스 침수를 막기 위해 굴삭기로 물길을 내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일 오후 전남 무안군 청계면에서 물살에 떠내려온 1t 트럭이 하천에 빠져있다. 해당 차량은 하천 주변에 주차돼 있다가 물살에 휩쓸렸고, 운전자는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안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 동안 289.6㎜의 많은 비가 내렸다. 사진 전남소방본부
기록적 폭우는 1642회의 낙뢰(落雷)도 동반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틀 동안 광주·전남에서 각각 317회, 1325회의 낙뢰가 관측됐다.
광주 낙뢰 규모는 지난해 8월 한 달간 낙뢰 횟수(255회)를 넘어섰다. 전남은 지난해 8월 6505회의 20% 수준의 낙뢰가 하룻밤새 관측됐다. 낙뢰는 뇌우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서 일어나는 번개를 뜻하며 ‘벼락’이라고도 한다.
역대급 폭우 여파로 철도와 선박 운항도 차질을 빚었다. 철도 1개 노선(호남선 익산-광주송정)이 전날 오후 7시부터 통제됐다가, 같은 날 오후 9시26분에 재개됐다. 여객선도 3개 항로, 4척(목포-홍도, 여수-거문도 등) 운항이 통제되기도 했다.

4일 전남 무안군 무안보건소 앞 한 식당이 전날 내린 폭우로 침수돼 사회복지협의회 회원들과 상인들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무안에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이틀 동안 289.6㎜의 많은 비가 내렸다. 뉴스1
광주시·전남도 등은 이날 오전부터 비가 잦아들었지만 또다시 폭우가 내리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 전남 지역 호우 특보를 해제한 데 이어 오전 7시를 기해 영남권 일부 지역의 호우 특보를 해제하면서 전국 모든 지역의 호우 특보를 해제했다. 다만, 소강상태를 보이는 비는 중부내륙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다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강한 바람과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고, 오늘 오후부터 경상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10~30㎜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기상정보를 참고해 피해가 없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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