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양민혁 "저도 언젠가 흥민형처럼...토트넘 7번 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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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인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한 토트넘 양민혁. 손흥민의 패션브랜드 NOS7 티셔츠를 입었다. 인천=박린 기자
“저도 (손)흥민이 형처럼 멋진 커리어를 쌓고 그 정도 위치에 갔을 때, 뒤를 이어 영광스러운 번호(7번)를 다는 꿈을 키우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윙어 양민혁(19)이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밝힌 각오다. 토트넘은 10년간 헌신하고 떠난 손흥민의 적절한 대체자를 찾을 때까지 2025~26시즌 동안 등번호 7번을 비워둘 전망이다. ‘언젠가 토트넘 7번을 달아보고 싶은가’란 취재진의 질문에 양민혁은 이런 답을 내놓았다.
양민혁은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후반에 교체투입돼 경기를 치렀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토트넘 고별전에서 손흥민이 양민혁과 포옹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뉴스1]
해당 경기는 손흥민의 ’토트넘 고별전’이었다. 올해 1월 토트넘에 합류한 양민혁은 “흥민이 형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함께 지내면서 편해지고 도움도 받았다. 토트넘에서도 워낙 대단한 선수여서 마지막 경기라는 게 아쉽다. 좀 더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형의) 선택”이라며 “팀을 떠나는 순간에도 많은 걸 받고 떠난다고 느꼈다. 저도 언젠가 그런날이 올거라고는 상상을 했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 3일 토트넘 고별전을 마친 뒤 “(양)민혁이가 많이 친해져서 내게 농담도 한다. 14살 차이가 나는 친구가 그러니 적응이 안된다”며 웃었다. 경기장에서 양민혁이 “유니폼 줘요”라고 말하자 손흥민이 손바닥으로 양민혁 얼굴을 쓸어내리는 모습도 포착됐고, 양민혁-손흥민-이강인(파리생제르맹) 셋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손흥민과 양민혁이 2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민혁은 “흥민이 형과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어 장난스럽게 ‘유니폼을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 경기라서 형이 가져 가져야 했다”며 "저와 강인이 형은 흥민이 형의 마지막 경기를 축하해줬고, 얼마나 쉬었고 앞으로 일들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했다. 유니폼 교환은 못했지만 이날 손흥민의 개인 패션브랜드 ‘NOS7’ 티셔츠를 입고 온 양민혁은 “흥민이 형이 선수들에게 선물을 나눠줘서 저도 입고 왔다”며 웃었다.
또 양민혁은 “흥민이 형과 (토트넘에서) 항상 밥도 같이 먹고 버스도 항상 옆자리다. 흥민이 형이 버스를 타고 이동할때 ‘언제 도착하냐. 10분 남았다. 10분보다 늦으면 딱밤 맞는다’고 말하는 등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았다”고 했다.
토트넘 선수단은 4일 영국으로 떠났지만 양민혁은 공항까지 왔다가 되돌아갔다. ‘여권을 두고 온 거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구단이 배려해준 거였다. 양민혁은 “원래 토트넘 선수단과 함께 (영국으로) 넘어가는 거였는데, 구단에서 ‘하루 더 쉬고 와도 좋다’고 배려해줬다. 여권을 두고 온건 절대 아니다. 당일에 결정돼 그랬다“고 했다. 당황한 모습은 엄마 차를 찾는 거였다고 한다.

지난 1일 태극기를 함께 들고 입국한 손흥민과 양민혁. [뉴스1]
양민혁은 손흥민과 농담도 했고 태극기를 들고 함께 입국했지만, 이젠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 양민혁은 “흥민이 형이 떠나고 저 혼자 하게 됐는데, 제가 더욱더 강하게 먹고 악착같이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했다.
2006년생 양민혁은 강원FC 소속으로 2024년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뒤 올해 1월 토트넘에 입단한 뒤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퀸즈파크레인저스로 임대돼 뛰었다. “지난 시즌 중간에 합류해 쉽지 않았고 만족하지는 못했다”는 양민혁은 “아직 (새 시즌) 거취는 정해진 게 없다. 오늘 돌아가 구단과 미팅을 통해 결정될 것 같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토트넘 양민혁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민혁은 프랑스와 벨기에 등 팀들의 제의를 받았지만 잉글랜드 챔피언십팀으로 임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혁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경기에 많이 출전하는 게 목표다. 경기를 뛰어야 월드컵 대표팀에 뽑힐 자격이 주어지다보니 제가 뛸 수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선택하려 한다”며 “흥민이 형도 어린 시절 해외 생활을 하며 힘든 부분을 이야기해주면서 ‘더 강해져야 한다’고 말해줬다. 지금은 경기를 뛰는 팀이 제게 가장 좋은 선택일 것 같다”고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은 한달 앞, 북중미 월드컵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양민혁은 “국가대표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자리다. 제가 준비하는 잘한다는 가정 하에 20세 대표팀이든 A대표팀이든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뽑힌다면 무조건 가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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