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결국 해운대 흉물 됐다…'자릿세 3500만원' 상인들 비명,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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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 상인들이 지난 4일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찾는 이들이 없어 한산하다. 이은지 기자

“두 달 자릿세로 3500만원을 내고 지난 7월 1일부터 장사 시작했는데 매일 50만~100만원씩 적자입니다. 해수욕장 폐장할 때까지 이럴 텐데 눈앞이 캄캄합니다.”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푸드트럭 장사를 하는 강성열(39)씨의 하소연이다.

휴가 절정인 지난 4일 오후 6시 해운대 해수욕장 백사장에 주차된 10대의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팔고 있었다. 트럭 앞에는 100여개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지만, 자리에 앉은 관광객은 30여명 남짓했다. 이 가운데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했다.

백사장 위에서 유격훈련을 체험하는 ‘강철부대’ 행사장과 수백 개의 의자가 깔린 ‘워터파티장’은 운영이 중단돼 흉물로 방치돼 있었다. 이날 만난 강씨는 “워터밤, 물총쇼, 디제잉파티, 가요제가 지난 7월 중순 이후 모두 중단됐다”며 “행사를 안 하니 손님이 없다. 준비한 음식은 썩고 인건비는 줘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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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프로모션존에 조성된 강철부대 체험장이 지난달 말 운영이 중단돼 흉물로 방치돼 있다. 이은지 기자

해운대 ‘프로모션존’ 모객 실패…운영사 “구청이 행사 막아”

해운대구가 민간 업체와 손잡고 백사장 200m 구간을 민간 ‘프로모션존’으로 지정하고 지난달 1일부터 유료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모객에 실패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자주 찾는다는 이모(43)씨는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해운대와 맞지 않는 프로그램인 데다가 유료여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며 “워터파티장을 가림막으로 다 막아놔서 백사장을 거닐고 있으면 시야가 꽉 막힌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해운대 해수욕장 안전사고를 책임지고 있는 민간수상구조대 관계자는 “워터파티 소음 때문에 구조대원들의 무전 내용이 잘 안 들린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프로모션존 운영을 맡은 ‘해운대 페스타 축제조직위원회(이하 운영사)’는 해운대구가 민원을 이유로 행사 운영을 막았다는 입장이다. 운영사 관계자는 “해운대구가 무대 음량을 60㏈을 넘지 말라고 요청하는 바람에 행사가 축소되고 무대가 중단됐다”며 “최초 기획 단계부터 함께 진행한 해운대구가 모든 책임과 경제적 손실을 우리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해운대구는 프로모션존 운영 기획과 책임은 운영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프로모션존은 해수욕장 개장 기간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입해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예산 사업”이라며 “행사 주최, 기획, 사업성 판단, 기업 홍보 유치 등은 민간사업자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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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페스타 행사 일환으로 마련된 워터파티장이 지난달 14일부터 중단돼 흉물로 방치돼 있다. 이은지 기자

푸드트럭 상인들 “피해액 20억원”…해운대구 “방법 찾겠다” 

운영사와 해운대구의 책임 떠넘기기 공방에 지친 푸드트럭 상인과 관계자 160명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푸드트럭 상인들은 “이미 구비해놓은 식재료를 도로 가져갈 수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버스킹존을 자체 운영하며 영업하는 상황”이라며 “워터파티 무대 운영자와 프리마켓 참여자, 푸드트럭 상인 등 관계자들의 총 피해 금액은 20억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어 “두 달 벌이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고, 해운대구가 선정한 업체가 한다 해 믿고 들어왔다”며 “이대로 간다면 개개인의 소송전만 남을 것이어서 두렵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해운대구는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을 뒤늦게 내놓았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운영사에 정상화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해뒀다”며 “남아있는 기간 사업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운영사와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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